사진=최혁 한국경제신문 기자
사진=최혁 한국경제신문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자비로 키즈버스를 대여한 '통 큰' 아기 엄마의 사연이 공개됐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윤석열 탄핵 촛불에 참가한 영유아와 보호자를 위한 키즈버스'라는 제목의 안내문이 게재됐다.

자신을 '서울시민 16개월 지우맘'이라고 설명한 안내문 작성자는 "우리 아이 500일 기념 여행비를 털어 버스를 빌렸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주 토요일 (집회에) 기저귀 갈 곳도 없고 아이는 오래 안겨 있는 거 힘들어해서 집에 빨리 갔다"며 "두 번 갈 용기가 안 나서 고민하다가 어차피 이 시국에 무슨 여행인가"라고 말했다.

지우맘은 "같은 처지인 분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 바람이라도 피하고, 기저귀라도 편히 갈아보자"고 덧붙였다.

지우맘은 오는 13일 토요일 13시부터 21시까지 국회 촛불집회 장소 인근에 키즈버스를 세워두고 영유아와 부모를 위한 유아 휴게소를 차릴 계획이다. 키즈버스를 정차할 곳에 대해서는 운전기사와 상의 후 정할 것이라며 추후 안내하겠다고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또 그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윤 탄핵 촛불 참가 영아 부모방'을 개설해 276명의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우맘은 공지를 통해 "세월호나 박근혜 탄핵 때는 아이가 없어 제 몸 하나 챙기면 됐는데, 아이가 생기니 상황이 완전 다르더라"라며 "기저귀 교체할 곳, 잠시 (아이를) 내려놓을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에 참여한 부모들은 "팬티형 기저귀 입히는 아가들은 외출할 때 기저귀 2개 입혀 나가서 안의 것만 빼서 버리면 새로 입히는 것보다 조금은 편하다", "화장실은 미리 가야 한다. 마음씨 좋은 어른들이 먼저 들어가라 양보도 해주신다", "아이 컨디션이 당일 어떻게 될지 모르니 잘 지켜봐야 한다" 등의 '꿀팁'을 공유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