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아이폰16 시리즈'가 국내에 출시된 지난 9월 20일 서울 동교동 T팩토리에서 한 고객이 제품을 수령하고 있다. 사진=임대철 기자
애플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아이폰16 시리즈'가 국내에 출시된 지난 9월 20일 서울 동교동 T팩토리에서 한 고객이 제품을 수령하고 있다. 사진=임대철 기자
애플이 자사 음성 비서 '시리'와 오픈AI 인공지능(AI) 모델 챗GPT를 통합한 AI를 선보였다. 사용자는 여러 애플리케이션(앱)을 오갈 필요 없이 챗GPT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은 11일(현지시간) 아이폰·아이패드·맥 등 자사 기기에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 업데이트 버전을 배포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글쓰기 도구와 시리에 챗GPT 기능이 통합된 것. 애플은 챗GPT의 전문지식과 이미지·문서 이해 역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할 예정이다. 시리는 특정 요청에 대해 챗GPT를 이용하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 챗GPT가 생성한 답변을 시리가 전달하는 구조다.

시스템 전반에서 사용되는 글쓰기 도구 '작성' 기능을 이용할 땐 챗GPT로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 글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챗GPT 통합 여부는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다. 챗GPT를 언제 사용할지, 어떤 정보를 공유할지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계정 없이 챗GPT를 이용할 경우 오픈AI는 사용자 요청을 저장하지 않고 해당 데이터를 AI 모델 훈련에 사용하지도 않는다.

글쓰기 도구는 재작성, 교정, 요약에 더해 '변경할 내용 설명' 기능이 추가된다. 사용자가 변경하려는 내용을 설명하면 그대로 글에 적용되는 기능이다.

'이미지 마술봉' 도구로는 메모에 작성된 텍스트나 시각 자료로 파악할 수 있는 맥락을 활용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대강 그린 스케치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깔끔한 이미지로 바꿔주기도 한다. 이모티콘 키보드에 설명을 입력하면 새로운 이모지도 만들어낸다.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에선 테마, 의상, 액세서리, 장소 등에 맞춰 독창적인 이미지를 간편하게 생성한다. 현대적인 3D 만화 같은 애니메이션부터 간단한 도형, 명확한 선, 컬러 블로킹을 사용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일러스트 등을 생성하는 기능도 갖췄다.

아이폰16 시리즈에서 선보인 '카메라 컨트롤'로 구현되는 새로운 시각지능을 통해 피사체나 장소에 관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도 있다. 시각지능은 텍스트를 요약·복사할 뿐 아니라 여러 언어를 번역하거나 전화번호·이메일 등을 감지해 연락처에 추가할 선택지를 제공한다.

또 사용자가 구글 검색으로 구매할 물품의 구매처를 찾거나 수업 때 필기한 내용 중 복잡한 도표에 관한 설명을 요청할 수 있다. 서드파티 도구의 사용 여부나 공유되는 정보 유형은 사용자가 직접 제어 가능하다.

애플은 내년 중 사용자 지시에 따라 특정 앱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기능을 추가 제공할 예정이다.

애플은 이날부터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아일랜드,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에 대한 현지 영어 지원을 확대한다. 내년엔 중국어, 영어(인도·싱가포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한국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베트남어를 추가로 지원한다. 내년 4월부터 순차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