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1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시장 전반이 얼어붙은 가운데 서울 곳곳에서 집값이 하락 전환하고 있다. 강남 4구로 꼽히는 강동구는 2주 연속 집값이 내렸고 동작구, 동대문구, 은평구, 서대문구 등도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집값은 전주보다 0.02% 상승해 전주(0.04%)와 비교해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서울 집값은 9주 연속 상승률이 줄어들고 있다.

강남 4구로 불리는 강동구 집값이 0.02% 하락해 전주에 이어 2주 연속 내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고덕아르테온’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말 16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7월 기록한 올해 신고가 17억5000만원보다 1억원가량 낮아졌다. 같은 구 암사동에 있는 ‘롯데캐슬퍼스트’ 전용 84㎡도 지난달 13억7000만원에 팔려 지난 10월 기록한 최고가 14억6000만원보다 7000만원 내렸다.

동작구 집값은 이번 주 0.01% 내렸다. 전주 보합에서 하락 전환했다. 은평구와 서대문구, 동대문구 역시 각각 0.01% 하락했다.

동작구 본동에 있는 ‘삼성래미안’ 전용 84㎡는 지난달 11억7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면적대는 지난 7월 12억4000만원까지 뛰었던 면적대다. 은평구 응암동에 있는 ‘백련산에스케이뷰아이파크’ 전용 59㎡는 지난 7일 8억3000만원에 거래돼 오해 최고가인 9억원보다 7000만원 빠졌다.

나머지 자치구는 아직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체로 전주 대비 큰 폭으로 상승률이 줄어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부동산 시장 심리가 전반적으로 얼어붙는 모양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상가 공인중개업소에 아파트 가격이 걸려 있다. 사진=한경DB
서울 송파구의 한 상가 공인중개업소에 아파트 가격이 걸려 있다. 사진=한경DB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계엄 사태로 실수요자들의 심리 자체가 얼어붙으면서 거래량과 집값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추진 단지 등 일부 선호 단지에 대한 수요는 유지되고 있지만 대출 규제 여파 등으로 관망세가 더 짙어졌다"며 "거래 문의도 줄어들면서 상승 폭이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 전셋값도 상승 폭이 줄었다. 이번 주 전셋값은 0.01% 상승했다.

서초구와 강남구가 0.07%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포동과 잠원동 학군지와 개포동과 일원동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뛰었다.

중랑구(0.06%)는 묵동과 중화동 역세권 대단지에서, 광진구(0.05%)는 자양동과 광장동 위주로 뛰었다. 강서구(0.04%)는 염창동과 등촌동 역세권에서, 영등포구(0.04%)는 대림동과 여의도동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신축과 학군지 등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단지 위주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일부 지역에선 입주장이 펼쳐지면서 전셋값이 하향 조정되는 등 혼조세를 보여 서울 전반적으로는 전주보다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