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하를 오르내리는 추위가 지속돼 겨울철 한랭질환 발생 위험이 커졌다. 한랭질환이란 추위가 직접적 원인이 돼 인체에 피해를 주는 질병이다. 질병관리청은 외출 시 내복이나 얇은 옷을 겹쳐 입고 평소 가벼운 실내 운동 및 수분 섭취를 하면 한랭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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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한랭 질환 응급실 감시 체계 가동

질병관리청은 지난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한다. 이 기간 전국 500여 개 협력 응급실에서 한랭질환자 현황을 신고받고, 매일 질병청 홈페이지를 통해 유관기관과 국민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질병청은 지난 11월부터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일교차가 커지고 갑작스러운 추위에 신체 적응력이 떨어져 초겨울 건강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령자와 어린이, 만성 질환자는 실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령자와 어린이는 일반 성인보다 체온 유지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만성 질환자(심뇌혈관, 당뇨병, 고혈압 등)는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으면 증상이 나빠질 수 있어 위험하다. 일반 성인도 기온이 내려가면 관절 주변의 인대와 힘줄이 뻣뻣해지기 때문에 낙상 사고를 조심해야 한다.

건조하고 찬 공기로 인한 호흡기 질환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기관지가 수축해 천식, 폐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관련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로 독감 환자가 크게 증가하는 경우도 많다. 이 밖에 술을 마시면 열이 올랐다가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한파에는 절주를 권한다고 질병청은 밝혔다.

○뇌졸중, 심근경색증 ‘주의보’

초겨울 급격한 일교차…만성질환자 한랭질환 주의보
질병청은 겨울철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 병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특히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겨울철에는 찬 공기로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고 말초동맥이 수축해 혈압이 올라간다. 이는 심박수 증가로 이어져 심장에 부담이 된다. 질병청 관계자는 “심뇌혈관질환은 사망률이 높고 치료가 끝난 뒤에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환자와 가족, 사회 전체에 큰 부담을 준다”며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발생 초기에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져(뇌출혈) 그 근처의 뇌가 손상돼 신체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갑자기 한쪽 얼굴, 다리, 팔에 힘이 빠진다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몸의 중심을 잡기 어렵다면 뇌졸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보내는 관상동맥이 혈전 때문에 갑자기 막혀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가슴에 심한 통증이 있거나 숨이 차고 목, 어깨, 왼쪽 팔 등에 통증이 느껴지면 심근경색 증상일 수 있다.
초겨울 급격한 일교차…만성질환자 한랭질환 주의보
뇌졸중과 심근경색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고령자와 만성 질환자, 과거 병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외출 전 체감 온도를 확인하고 실외 활동 및 장시간 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질병청은 권했다. 또 보온에 힘쓰는 등 추위에 갑자기 노출되지 않도록 겨울철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며 “뇌졸중과 심근경색증의 조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빠르게 응급실로 이동해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기 증상을 정확히 인지하고 표현할수록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며 “특히 고령자, 병력이 있는 고위험군, 고혈압·당뇨병 환자 등 만성 질환자는 한파 시 외출을 삼가는 등 겨울철 건강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위에 취약한 고령층, 어린이 주의

질병청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한랭질환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감시체계로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총 400명이었다. 특히 전국 평균 최저기온이 급작스럽게 떨어진 12월 중순 3일간 발생한 한랭질환자가 39명으로 전체의 9.8%를 차지했다. 한랭질환자는 주로 저체온증(79.5%)이 많았고, 연령별로는 80대 이상 고령층이 29.3%(117명)로 가장 많았다.

질병청은 한파 대비 건강수칙을 외출 전, 외출 시, 생활 습관, 실내 환경으로 나눠 안내했다. 외출 전에는 체감온도 등 날씨 정보를 확인하고 추운 날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할 때는 내복 등 얇은 옷을 겹쳐 입고 장갑, 목도리, 모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추운 날씨에 옷과 신발이 젖었을 때는 최대한 빨리 마른 옷과 신발로 교체해야 한다.

실내에서는 가벼운 운동을 하고 적절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 청장은 “한파특보에 주의를 기울이고 추위에 취약한 고령층, 어린이 및 기저 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수칙을 참고해 한랭질환 예방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길 바란다”며 “고위험군 보호자와 주변 사람은 관심을 갖고 취약계층을 살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