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전하동 뺑소니 사고 현장. /사진=울산경찰청 제공
동구 전하동 뺑소니 사고 현장. /사진=울산경찰청 제공
한밤중 울산의 한 도로에서 뺑소니 사고 피해자를 발견한 대리운전 기사가 신속한 구호 조치로 추가 사고를 막은 사실이 알려졌다.

12일 울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1시께 동구 전하동 한 교차로에서 전동휠을 타고 지나가던 40대 대리운전 기사 김모 씨는 교차로 가운데 주저앉아 있는 한 남성을 발견했다.

이 남성은 왕복 5차로 도로를 건너다 뺑소니 사고로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일어나지 못하는 상태였다. 사고를 낸 택시는 별다른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상황이었다.

어두운 밤인데다 비까지 내려 지나가는 차들이 남성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다.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김 씨는 즉시 119에 신고한 뒤 피해자 옆에 서서 수신호를 하며 차들이 피해 갈 수 있도록 도왔다.

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사고 피해자를 돕는 모습에 행인이 다가와 두 사람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훈훈한 상황도 폐쇄회로(CC)TV에 담겼다.

119 구급대와 경찰차가 무사히 도착했고, 피해자는 추가 사고 없이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한편 사고를 낸 70대 택시 기사 A씨는 1시간쯤 뒤 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사고 사실을 시인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황색등에 보행자를 못 보고 급히 지나가려다 사고가 났다"며 "사고 후 사이드미러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현장을 떠난 것"이란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경찰서는 2차 사고를 막은 김 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하는 한편, A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뺑소니 혐의로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