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혜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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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에 관한 대법원판결이 나온 1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선 조국 대표 지지자들과 반대 지지자들 간 설전이 오갔다. 오전부터 재판 결과를 기다리던 이들은 대법원 앞 왕복 6차로를 사이에 두고 “재판 파기 환송” “법정 구속” 등 각자 다른 구호를 외치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재판 결과가 나오기 약 3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서초역엔 피켓과 깃발을 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서초역 8번 출구에는 “조국 무죄”를 주장하는 조 대표 지지자들, 맞은편 1번 출구엔 “조국 구속”을 외치는 반대 지지자들이 모였다.

조 대표 지지자들은 “조국 재판 파기 환송” “국법 질서 바로잡자” 등 일제히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석한 30대 김 모 씨는 해당 재판이 “마녀사냥”이라며 “한 사람을 끌어내리기 위해 혐의를 씌운 것 같다”고 주장했다. 새벽 4시 부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왔다고 밝힌 50대 김 모 씨는 “재판이 파기 환송되는 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30명 남짓이었던 조 대표 지지자들은 오전 11시를 넘어 1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사진=박혜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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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 반대 지지자들 또한 건너편에서 “조국 때문에 내 자식 학교 못 갔다”, “부끄럽지도 않냐” 등을 외쳤다. 경북 영주에서 새벽 기차를 타고 왔다는 50대 강 모 씨는 선고 기일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조 대표에 “화가 났다”며 “기소된 지 5년이 지났는데 더 연기할 이유가 있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동양대를 졸업한 사람으로서 너무 부끄럽다”며 “죄를 인정하지 않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 덧붙였다. 김호동(70) 씨 역시 “범죄자를 국회의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전 11시 30분께 최강욱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벌금형을 확정받은 데 이어 오전 11시 45분께 조 대표의 유죄까지 확정되자 양측은 희비가 엇갈렸다. 조 대표 반대 지지자들은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자유 민주주의 만세”라고 외쳤다. 관악구에서 온 위기량(62) 씨는 판결에 대해 “사법 정의가 죽지 않았다”며 “사려 깊은 판단을 내린 사법부에 대단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유죄 확정 후 춤을 추는 조 대표 반대 지지자들. / 사진=박혜민 인턴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유죄 확정 후 춤을 추는 조 대표 반대 지지자들. / 사진=박혜민 인턴기자
반면 조 대표 지지자들은 “진짜 징역이 맞냐”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한 지지자는 “결과에 상관없이 12시까지 남은 15분간 ‘윤석열을 탄핵하라’로 구호를 바꿔 외치자”고 제안했다.

황의관(60) 씨는 “사법부 판결이니 존중한다”면서도 “민심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 대표는 이미 12대 총선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바 있다”며 “기대와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지만, 탄핵 시위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조 대표에게 징역 2년과 600만원의 추징 명령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조 대표가 이 사건으로 기소된 지 5년 만이자 2심 선고 후 10개월 만의 선고다. 조 대표는 대법원판결 확정으로 의원직이 박탈되며 공직선거법과 국회법 등에 따라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을 잃는다. 따라서 다음 대선 출마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대법원 선고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고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나는 잠깐 멈추지만, 이는 결코 혁신당의 후퇴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현재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란 수괴인 윤석열의 직무 정지, 즉 탄핵"이라며 "그 불씨를 지키는 5000만 국민 중 한 사람으로 남겠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박혜민 한경닷컴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