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머스크에 뒤늦은 '러브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계 영향력이 커져가는 가운데 그동안 그를 적대시한 미국 민주당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관계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주당은 머스크와 몇 년 전부터 냉랭한 관계였다.

2022년 조 바이든 대통령은 머스크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외국 정부와 같이 트위터를 인수하는 것을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차원에서 조사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들여다볼 만하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대선 과정에는 머스크가 과거 미국에서 체류 자격 없이 불법으로 일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를 "불법 노동자"라고 비판했다.

머스크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의 전기차 행사에서 테슬라를 배제하는 등 테슬라를 무시했다고 불평했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유세에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암살 시도를 언급하며 "누구도 굳이 카멀라(해리스 부통령)를 죽이려고 하지 않는다.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왜냐면 그들은 그냥 다른 꼭두각시를 세울 것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민주당 정치인이 머스크와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머스크가 운영하는 기업들은 우주 탐사, 전기차, 인공지능(AI), 소셜미디어 등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폴리티코는 로 카나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을 머스크와 친분을 쌓는 민주당 정치인 중 한명으로 지목했다. 카나 의원은 머스크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한 인터뷰에서 머스크를 "비범한 사업가"라고 칭찬했다.

민주당 대권 잠룡인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지난 10월 머스크의 전화를 받고 투자 가능성을 논의했다.

존 페터만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은 "머스크는 펜실베이니아 선거와 전체적인 선거에 부정할 수 없는 영향을 줬다. 난 민주당 당원들에게 '만약 여러분이 머스크를 그냥 놀리거나 무시하면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해왔다. 그리고 난 경고대로 됐다고 생각한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일부 진보 성향 정치인도 낭비성 지출을 줄인다는 머스크의 취지에 공감해 협력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국방 지출을 줄이려고 오랫동안 노력해온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만약 일론 머스크가 국방부 예산에서 수십억달러의 낭비를 없애기 위해 정부의 계약을 바꾸기를 원한다면 나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