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업계 '세컨브랜드' 띄운다…틈새시장 발굴 [정지은의 산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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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요금제·특색 서비스
英 O2·日 소프트뱅크 성공
국내서도 LG유플·KT 도전
"가격만으론 안 돼…특색 있어야"
英 O2·日 소프트뱅크 성공
국내서도 LG유플·KT 도전
"가격만으론 안 돼…특색 있어야"
통신 사업자가 기존 브랜드와 별개로 저가·온라인 요금 상품을 판매하는 ‘세컨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덩치가 큰 기존 통신사가 놓치고 있었던 틈새시장을 발굴하려는 전략이다. 2030 세대를 확보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세컨 브랜드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한 대표 통신사로는 영국 O2가 첫 손에 꼽힌다. O2의 자회사이자 세컨 브랜드인 ‘기프가프’는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으로만 운영한다. 가프가프는 저렴한 통신 상품과 특색 있는 커뮤니티로 유명하다. 기프가프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에선 주제를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토론, 정보 공유가 이뤄진다. 활동량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받고, 해당 포인트는 통신비 결제에 쓸 수 있다. 재미와 보상을 함께 제공하면서 젊은 이용자를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2021년부터 세컨 브랜드 ‘라인모’를 운영 중이다. 라인모는 플랫폼과의 협업을 시도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라인모 이용자에겐 현지 메신저 ‘라인’ 이모티콘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 주요 상품 중 하나인 ‘라인 기가프리’는 라인을 통해 채팅, 전화 등을 이용하는 데 사용되는 모든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 같은 세컨 브랜드는 통신사 입장에선 매장 운영 고정비를 들이지 않고도 충성 고객을 끌어올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에 익숙한 20·30세대는 가입부터 모든 이용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세컨 브랜드에 대한 접근 기회가 많다는 전언이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너겟은 관련 업무를 100% 모바일로 처리하는 세컨 브랜드 플랫폼이다. 매월 데이터 제공량을 원하는 만큼 고르고, 데이터가 남으면 환불해주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단순히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자주 방문하고 싶은’ 브랜드 플랫폼이 되겠다는 차별화 전략도 세웠다. 너겟은 최근 뉴닉, 퍼블리, 주말토리 등 콘텐츠 플랫폼과 협업해 매주 이용자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MZ 세대에게 유용한 콘텐츠를 지속 제공하며 존재감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KT는 올해 출시한 3만원대 온라인 전용 요금제 브랜드 ‘요고’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권까지 결합한 ‘요고 시즌2’를 내놨다. 월 3만원부터 월 5만5000원까지 모든 요금제에 OTT 혜택을 기본 제공한다. KT 관계자는 “이용자 혜택 확대 등 내년 운영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통신 3사 중 세컨 브랜드를 두지 않은 SK텔레콤도 올해 하반기에 관련 수요 및 시장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도 어느 정도 형성된 상황에선 가격만 낮춘다고 이용자가 몰리진 않을 것”이라며 “커뮤니티, 플랫폼 등 차별화로 성공한 해외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젊은 세대 공략에 효과적
13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요즘 해외에선 통신사업자가 세컨 브랜드를 두는 일이 흔하다. 세컨 브랜드를 통해 기존 통신사가 미처 공략하지 못했던 ‘회색 지대’ 이용자를 확보한 사례가 주목받으면서다. 세컨 브랜드는 대형 통신사 메인 브랜드와 동일한 네트워크를 사용하면서도, 저렴한 요금제와 특색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세컨 브랜드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한 대표 통신사로는 영국 O2가 첫 손에 꼽힌다. O2의 자회사이자 세컨 브랜드인 ‘기프가프’는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으로만 운영한다. 가프가프는 저렴한 통신 상품과 특색 있는 커뮤니티로 유명하다. 기프가프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에선 주제를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토론, 정보 공유가 이뤄진다. 활동량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받고, 해당 포인트는 통신비 결제에 쓸 수 있다. 재미와 보상을 함께 제공하면서 젊은 이용자를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2021년부터 세컨 브랜드 ‘라인모’를 운영 중이다. 라인모는 플랫폼과의 협업을 시도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라인모 이용자에겐 현지 메신저 ‘라인’ 이모티콘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 주요 상품 중 하나인 ‘라인 기가프리’는 라인을 통해 채팅, 전화 등을 이용하는 데 사용되는 모든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 같은 세컨 브랜드는 통신사 입장에선 매장 운영 고정비를 들이지 않고도 충성 고객을 끌어올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에 익숙한 20·30세대는 가입부터 모든 이용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세컨 브랜드에 대한 접근 기회가 많다는 전언이다.
○한국서도 성공 사례 나올까
국내에선 아직까지 세컨 브랜드의 입지가 크진 않다. 지난해부터 세컨 브랜드를 내놓는 통신사가 등장했다. 당장 폭발적인 반응은 없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며 시장 형성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LG유플러스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너겟은 관련 업무를 100% 모바일로 처리하는 세컨 브랜드 플랫폼이다. 매월 데이터 제공량을 원하는 만큼 고르고, 데이터가 남으면 환불해주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단순히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자주 방문하고 싶은’ 브랜드 플랫폼이 되겠다는 차별화 전략도 세웠다. 너겟은 최근 뉴닉, 퍼블리, 주말토리 등 콘텐츠 플랫폼과 협업해 매주 이용자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MZ 세대에게 유용한 콘텐츠를 지속 제공하며 존재감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KT는 올해 출시한 3만원대 온라인 전용 요금제 브랜드 ‘요고’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권까지 결합한 ‘요고 시즌2’를 내놨다. 월 3만원부터 월 5만5000원까지 모든 요금제에 OTT 혜택을 기본 제공한다. KT 관계자는 “이용자 혜택 확대 등 내년 운영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통신 3사 중 세컨 브랜드를 두지 않은 SK텔레콤도 올해 하반기에 관련 수요 및 시장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도 어느 정도 형성된 상황에선 가격만 낮춘다고 이용자가 몰리진 않을 것”이라며 “커뮤니티, 플랫폼 등 차별화로 성공한 해외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