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 윈프리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여성을 꼽을 때 첫손에 꼽히는 인물이죠. 흑인, 여성, 비만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천문학적인 부와 명성을 스스로 일군 아메리칸드림의 신화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딴 TV 프로그램 '오프라 윈프리 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열광적인 인기를 얻은 그녀는 자신이 직접 잡지, 방송 프로그램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이 시대의 가장 강력한 크리에이터 중 한 명입니다.
오프라 윈프리 / 사진출처. Oprah Winfrey 페이스북
오프라 윈프리 / 사진출처. Oprah Winfrey 페이스북
이 책은 올해 한국에서도 발간 10주년 개정판이 나올 만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베스트셀러입니다. 이제 일흔을 넘긴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이 온몸으로 겪어내며 체득한 삶의 지혜를 집약한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꼽은 첫 번째 한 문장입니다.

진정한 영적 성장이란 내가 더더욱 나 자신이 되어가는 것에서 온다.
- 오프라 윈프리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북하우스, 2024


이 책에는 '영적'(靈的) 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옵니다. 어마어마한 부를 가진 오프라 윈프리가 온갖 산전수전을 다 겪고 결국 깨달은 바는 ‘인생에선 영적 성장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물질적으로는 원하는 건 다 가져봤을 오프라 윈프리가 '영적' 즉 정신과 영감의 중요성을 이토록 강조하는 것을 보면, 우리가 인생에서 결국 최종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워 줍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나를 바꾸지 말고, 더 격렬하게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마음에 안 드는 나의 어떤 부분을 바꾸기보단, 과연 나라는 존재는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라는 얘기입니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책을 든 오프라 윈프리 / 사진출처. Oprah Winfrey 페이스북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책을 든 오프라 윈프리 / 사진출처. Oprah Winfrey 페이스북
사실 세상에서 가장 잘 모르는 존재가 바로 나 자신이기도 합니다. 남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생각을 많이 하면서도 일생 가장 친해야 하고 가장 잘 알아야 하는 '나'에 대해선 무관심한 이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동반자는 바로 '나'인데 말이죠.

오프라 윈프리도 과거에는 그녀 자신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오랜 기간 그녀는 그냥 '그녀 자신'이 아닌 '세상이 기대하는 자신'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다이어트를 시도했고, 엄청난 감량과 요요 사이를 오가며 자신을 학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더 이상 스스로를 학대하는 무리한 다이어트는 하지 않습니다. 적절한 운동과 함께 영양학적으로 균형된 음식으로 자신을 아낍니다. 자신을 바꾸기보단, 더더욱 그녀 자신이 되어 간 거죠.

나는 영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늘 현재의 순간에 머무르려고 노력한다.

미래를 앞서 생각하거나 과거의 실수를 떠올리며
후회하는 대신 '지금 이 순간'의 진정한 힘을 느끼려고 애쓴다.

그것이 바로 기쁨에 찬 삶의 비밀이다.

- 오프라 윈프리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북하우스, 2024

'영적인 삶'이라고 하면 뭔가 거창할 듯싶지만, 오프라 윈프리는 그저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을 살라'는 거죠. 지금 이 순간과 오늘 그리고 현재를 느끼는 것 만이 우리가 확실하게 행복할 수 있는 전부라는 거죠. 과거는 이미 지났고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오직 현재만이 내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죠.
사진. ⓒgettyimagesbank
사진. ⓒgettyimagesbank
지금 이 순간은 곧 사라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신이 훗날 인생을 되돌아보았을 때,

당신이 매 순간을 소중히 보내리라 마음먹고
마치 지금이 내게 허락된 시간의 전부인 양
온 힘을 다해 즐기기로 결심한 날이 바로 오늘이면 좋겠다.

- 오프라 윈프리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북하우스, 2024

미국 미디어 업계 여제(女帝)인 그녀는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뉴스 중독'을 경고합니다. 영적인 성장을 위해 금기할 행위로 말이죠.

스마트폰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와 뉴스에 탐닉하는 요즘 세태에는 매우 중요한 지적입니다. 본인이 지역 뉴스 리포터로 커리어를 시작해서 자신의 토크쇼를 통해서 온갖 가십성 뉴스의 원천이기도 했던 그녀가 하는 충고라서 더욱 의미심장합니다.

뉴스의 끊임없는 소비는 종국에는 나 자신을 우울하게 만들기도 하고

우리가 뉴스를 볼 때 스멀스멀 피어나는 초조함은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은밀하고 음침하게 스며들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뉴스 소비를 조심스럽게 관리하며
주요 시사에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만 정보를 접한다.

- 오프라 윈프리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북하우스, 2024

매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해가 없지만, 2024년은 특히나 전 국민 모두에게 유독 힘든 한해였습니다. 2024년이 끝나고 새해를 맞이한 시점, 교과서에나 보던 개념인 '계엄'이 라는 초현실적인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졌으니까요. 제가 꼽은 오프라 윈프리의 마지막 압도적 한 문장은 참으로 힘들었던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깁니다.
3조원의 부를 이룬 오프라 윈프리의 '영적 성장'은 이것에서 왔다
우리를 주저앉게 만드는 순간이 있다.

살면서 누구나 겪게 마련인 그 순간은 반대로
우리에게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중심에 서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깨달으라고 촉구한다.

결혼생활이 무너졌을 때,
나를 자리매김해 주던 직장을 잃었을 때,
또는 믿었던 사람이 내게서 등을 돌렸을 때,

그러한 상황을 개선하는 열쇠는
그것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가 넘어야 하는 장애물들은
모두 나름의 의미를 품고 있음을 나는 확실히 안다.

장애물을 통해 배우겠다는 자세로 마음을 여는 것,

그것이 바로 성공하는 이와 뒤처지는 이의 차이다.

- 오프라 윈프리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북하우스, 2024

최효안 북 칼럼니스트·디아젠다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