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강은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강은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차기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테마주들이 폭등했다. 그중에서도 오리엔트정공의 급등세가 눈에 띈다. 이 종목은 비상 계엄령이 해제된 직후부터 전날까지 6배가 오르며 '이재명 테마' 대장주로 등극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리엔트정공은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1131원에서 6700원으로 5569원(492.40%) 올랐다. 계엄령 해제 다음 날부터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지난 11일에는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이 종목은 과거 이 대표가 청소년 시절 오리엔트정공의 계열사 '오리엔트시계'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오리엔트바이오와 함께 이재명 테마주로 묶였다.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도 오리엔트시계 공장에서 했다.

하지만 이 외에 오리엔트정공은 이 대표와 어떠한 접점도 없다. 오리엔트정공은 1987년에 설립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증시 수익률 최상위권은 대부분 '이재명 테마주'가 차지했다. 대부분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무관하게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엮였다. 일례로 디젠스는 이석우 대표가 이 대표와 같은 경주 이씨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되며 4~13일 143.85% 올랐다.

195.69% 오른 동신건설은 본사가 이 대표의 고향인 경상북도 안동에 자리 잡고 있어 테마주로 거론됐다. 에이텍은 최대주주 신승영 씨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창조경영자 포럼의 운영위원을 맡았다는 이유로 테마주 자리를 꿰찼다. 오리엔트정공과 같이 묶인 오리엔트바이오도 207.13% 올랐다.

코이즈(164.63%)는 조재형 대표가 이 대표와 같은 중앙대 출신으로 알려지며 테마주로 급부상했다. 이 대표의 공약이었던 장기공공주택 정책과 연결돼 이스타코(239.94%), 일성건설(191.21%)이 급등했고, 무상교복 정책 혜택을 받았다는 이유로 형지엘리트(140.67%)도 올랐다.

테마주로 묶인 종목은 대부분 시가총액이 1000억 원 안쪽의 소형주다.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지기 전인 3일 종가 기준으로 시총 1000억 원 이상인 종목은 에이텍(1089억 원), 동신건설(1755억 원)에 그쳤다. 심지어 이스타코, 디젠스는 200억 원대였다. 시총이 작으면 적은 거래로도 주가가 급등락해 시세조종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