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불안에 갈 곳 잃은 돈, '파킹형'에 피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정국에 돌입하며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증시 자금이 초단기채 펀드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같은 '파킹형'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1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 중 초단기채 펀드 65개의 설정액은 33조7천298억원으로, 일주일 동안 1조1천21억원이 새로 설정됐다.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 펀드 353개의 전체 설정액이 1조1천368억원 늘어난 점을 보면 사실상 국내 채권형 펀드 유입 자금 대부분이 초단기채 펀드로 몰린 것이다.

국공채권 펀드 94개의 설정액이 500억원이나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1천35개의 설정액은 6천342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설정액은 52조3천741억원이다.

초단기채 펀드는 잔존 만기가 3∼6개월로 짧은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보통 A등급 이상의 채권이나 단기 사채, A2등급 이상의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한다.

일반적인 채권형 펀드와 달리 신청일 바로 다음 영업일(T+1) 가격으로 해당일에 출금할 수 있어 환금성이 좋아 파킹형 상품 중 대표적인 것으로 꼽힌다.

초단기채 펀드에 지난 일주일 동안 1조원 넘게 몰린 것은 탄핵 정국에 증시가 급락하자 일단 안전한 '피난처'로 자금이 이동한 결과로 보인다.

또 다른 파킹형 상품인 CMA에도 자금이 쏠렸다. 금융투자협회는 개인·법인 합산 CMA 잔고가 지난 12일 기준 86조5천344억원으로, 일주일 새 2조3천738억원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반면 증시 진입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과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의 움직임은 엇갈렸다.

투자자 예탁금은 52조6천622억원으로 일주일 동안 1천930억원 증가했지만,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5조1천632억원으로 1조1천504억원 감소했다.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간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5억1천589만9천70달러(약 7천400억원) 순매수했다고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했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기업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로 2억6천371만686달러(약 3천784억원) 순매수 결제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