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대통령과 브리지트 마크롱. 사진=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과 브리지트 마크롱. 사진=연합뉴스
프랑스 정국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4일(현지시간)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으로 한단계 낮췄다. 프랑스의 '정치적 위기'를 반영한 결정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같은 신용등급 강등을 발표하면서 '정치적 분열'을 주된 사유로 지적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에서 Aa3는 네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중상위대인 A1∼A3의 바로 위다. 프랑스의 신용등급 전망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것을 의미하는 '안정적'으로 설정했다.

이날 결정은 프랑스가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대치 끝에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이끈 연립 정부가 불신임안 가결로 붕괴한 지 열흘 만에 나왔다. 무디스는 성명에서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Aa3으로 낮추기로 한 결정은 프랑스의 재정이 정치적 분열로 프랑스의 공공 재정이 상당히 약화하고, 당분간 대규모 적자를 줄일 수 있는 조치의 범위와 규모를 제약할 것이라는 우리의 견해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바르니에 총리는 임기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물러났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범여권 중도파 정당인 모뎀(MoDem)의 프랑수아 바이루 대표(73)를 신임 총리로 임명했다.

프랑스 의회가 압도적 우위에 있는 정당 없이 여러 당으로 갈라져 정책 등을 놓고 극도로 대립하고 있어 신임 총리가 빠르게 자리를 잡아 정국 혼란을 가라앉힐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무디스는 "정치적으로 매우 분열된 환경에서 차기 정부가 내년 이후에도 재정 적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일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지적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