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질서있는 수습과 위기극복,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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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탄핵·극단적 정치 대결, 경제·산업·문화적 성취 무너뜨려
대한민국 중대기로 … 여·야·정 경제·안보 위기관리 만전 기해야
대한민국 중대기로 … 여·야·정 경제·안보 위기관리 만전 기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끝내 국회에서 탄핵당했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또 하나의 비극적 오점이다. 국회는 14일 본회의를 열어 찬성 204, 반대 85, 기권 3, 무효 8표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1주일 전 불참 당론으로 표결을 불성립시킨 국민의힘 의원들이 속속 탄핵 찬성 대열에 합류하면서 가결 정족수(재적의원 3분의 2, 200석)를 넘겼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2월 하야-4월 대선’ ‘3월 하야-5월 대선’ 등 조기 퇴진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거센 탄핵 물줄기를 돌려세우진 못했다.
이번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헌정사상 세 번째다. 민주주의가 성숙기에 접어들어야 할 21세기 20년 사이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잇따라 일어났는지 안타깝고 답답할 뿐이다. 지난 두 차례 탄핵으로 국론 분열과 극한 대결 등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른 터다. 이번 사태의 책임은 윤 대통령이 오롯이 져야 함은 물론이다. 잇따른 탄핵과 입법 폭주, 감액예산안 일방 처리 등 거대 의석을 뒷배경으로 한 야당의 폭주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렇더라도 윤 대통령은 고도의 정치적 리더십으로 해법을 찾았어야 했는데, 극단적인 계엄 선포로 우리 정치 수준을 한순간 권위주의 시대로 되돌려버린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화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의 책임과는 별개로 우리 정치의 후진성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피땀 흘려 세계 10대 경제 강국을 이뤘는데, 정치는 여전히 4류 수준에서 헤어나지 못했음을 지켜보는 것은 여간 갑갑한 일이 아니다. 외골수 대통령과 거대 야당 대표 간 끝없는 충돌, 극단화한 진영 정치로 인한 제로섬 대결 일상화, 만성적인 교착 상태의 폐해는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주범이었다. 이런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정치 개혁은 더 미룰 수 없는 절실한 과제가 됐다. 경제 강국에 걸맞지 않은 정치 수준으로는 진정한 선진국 대접을 받지 못할 것이다.
다급한 과제는 질서 있는 수습이다. 이번 계엄령과 탄핵 사태로 우리 사회에 몰아닥친 후폭풍은 전방위적이다. 증시는 불안하고, 고환율은 기업과 은행 등에 공포로 다가온다. 경제 심리지수는 급락하고, 기업 투자심리는 얼어붙었으며,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국은 한 달여 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는데, 우리는 골든타임을 흘려보내고 있다. 한·미 4차 핵협의그룹(NCG) 회의가 연기되는 등 대미 외교의 틀이 흔들리고 있다. 원전과 방위산업 등 128조원에 달하는 세일즈 외교도 결실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내수 직격탄으로 자영업자의 어려움도 크다. 국가신용등급이 흔들리고, 어렵게 이룬 ‘K전설’이 무너질 판이다. 안보도 큰 걱정이다. 군은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총장, 핵심 전투·정보 지휘관이 계엄 사태에 연루돼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이 심상치 않다.
우려를 더하는 것은 국정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느냐다. 법적 권한대행인 한덕수 총리를 비롯해 지난 두 번 대통령 탄핵 사태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사와 탄핵 대상에 오른 국무위원이 많다. 야당은 내란죄 광풍을 더 휘몰아칠 태세고, 특검과 국정조사를 실시하면 대상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경찰 1, 2인자 구속으로 치안 공백도 걱정된다. 무엇보다 한 권한대행의 어깨가 무겁다. 오랜 행정 경험을 살리고, 야권과도 잘 소통해 원활하게 국정을 이끌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기 바란다. 한 권한대행 혼자서는 안 된다. 책임 회피와 복지부동으로 공직사회가 얼어붙고 있다는데 이런 때일수록 공복(公僕)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위기 극복의 열쇠는 정국을 좌지우지하는 거대 야당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도 계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정국 파탄의 책임이 크다. 그런데도 국회에서 국무위원들을 죄인 다루듯 하는 등 계엄 사태 이후 보인 행태는 마치 점령군과 같다. 수권 정당을 바란다면 보다 겸손하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계엄과 탄핵을 입법 독주와 방탄 면죄부로 삼고, 조기 대선 계산 아래 헌법재판소 압박에라도 나선다면 국민적 역풍에 직면할 것이다. 권한대행 체제가 출범하기도 전에 내각을 흔들고 있는데,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면 국정을 돌아가게 해야 한다.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 해결)과 여·야·정 비상경제점검회의 제안에 진정성이 있다면 반(反)시장 입법 강행을 멈추고 경제살리기 법안 처리에 적극 나서기 바란다.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AI(인공지능)기본법과 반도체특별법, 국가기간전력망특별법, 고준위방사성폐기물특별법, 주택공급촉진법 등 조속히 처리해야 할 법안이 산적해 있다. 탄핵 난파선 위에서 끝까지 자중지란을 일으킨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환골탈태하지 못한다면 자멸로 갈 것이다.
검찰과 경찰, 공수처도 전리품 차지하듯 마구잡이 중복 수사로 행정과 안보, 치안에 틈이 생기게 해선 안 된다. 탄핵안을 심판할 헌재는 정치 외풍에 휘둘리지 말고 오로지 법리만 보고 판단하기 바란다. 촛불을 든 국민도 일상으로 돌아가 헌재 결정을 차분하게 기다려야 한다. 지지 정파의 정치 선동에 휩쓸리고, 노조도 정치 투쟁으로 나라를 극단으로 몰아간다면 어렵게 쌓은 국가 경쟁력과 국격을 훼손할 뿐이다.
대한민국이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정치권과 정부, 국민이 합심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기회로 삼는 지혜가 절실하다.
윤 대통령의 책임과는 별개로 우리 정치의 후진성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피땀 흘려 세계 10대 경제 강국을 이뤘는데, 정치는 여전히 4류 수준에서 헤어나지 못했음을 지켜보는 것은 여간 갑갑한 일이 아니다. 외골수 대통령과 거대 야당 대표 간 끝없는 충돌, 극단화한 진영 정치로 인한 제로섬 대결 일상화, 만성적인 교착 상태의 폐해는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주범이었다. 이런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정치 개혁은 더 미룰 수 없는 절실한 과제가 됐다. 경제 강국에 걸맞지 않은 정치 수준으로는 진정한 선진국 대접을 받지 못할 것이다.
다급한 과제는 질서 있는 수습이다. 이번 계엄령과 탄핵 사태로 우리 사회에 몰아닥친 후폭풍은 전방위적이다. 증시는 불안하고, 고환율은 기업과 은행 등에 공포로 다가온다. 경제 심리지수는 급락하고, 기업 투자심리는 얼어붙었으며,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국은 한 달여 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는데, 우리는 골든타임을 흘려보내고 있다. 한·미 4차 핵협의그룹(NCG) 회의가 연기되는 등 대미 외교의 틀이 흔들리고 있다. 원전과 방위산업 등 128조원에 달하는 세일즈 외교도 결실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내수 직격탄으로 자영업자의 어려움도 크다. 국가신용등급이 흔들리고, 어렵게 이룬 ‘K전설’이 무너질 판이다. 안보도 큰 걱정이다. 군은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총장, 핵심 전투·정보 지휘관이 계엄 사태에 연루돼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이 심상치 않다.
우려를 더하는 것은 국정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느냐다. 법적 권한대행인 한덕수 총리를 비롯해 지난 두 번 대통령 탄핵 사태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사와 탄핵 대상에 오른 국무위원이 많다. 야당은 내란죄 광풍을 더 휘몰아칠 태세고, 특검과 국정조사를 실시하면 대상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경찰 1, 2인자 구속으로 치안 공백도 걱정된다. 무엇보다 한 권한대행의 어깨가 무겁다. 오랜 행정 경험을 살리고, 야권과도 잘 소통해 원활하게 국정을 이끌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기 바란다. 한 권한대행 혼자서는 안 된다. 책임 회피와 복지부동으로 공직사회가 얼어붙고 있다는데 이런 때일수록 공복(公僕)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위기 극복의 열쇠는 정국을 좌지우지하는 거대 야당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도 계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정국 파탄의 책임이 크다. 그런데도 국회에서 국무위원들을 죄인 다루듯 하는 등 계엄 사태 이후 보인 행태는 마치 점령군과 같다. 수권 정당을 바란다면 보다 겸손하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계엄과 탄핵을 입법 독주와 방탄 면죄부로 삼고, 조기 대선 계산 아래 헌법재판소 압박에라도 나선다면 국민적 역풍에 직면할 것이다. 권한대행 체제가 출범하기도 전에 내각을 흔들고 있는데,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면 국정을 돌아가게 해야 한다.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 해결)과 여·야·정 비상경제점검회의 제안에 진정성이 있다면 반(反)시장 입법 강행을 멈추고 경제살리기 법안 처리에 적극 나서기 바란다.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AI(인공지능)기본법과 반도체특별법, 국가기간전력망특별법, 고준위방사성폐기물특별법, 주택공급촉진법 등 조속히 처리해야 할 법안이 산적해 있다. 탄핵 난파선 위에서 끝까지 자중지란을 일으킨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환골탈태하지 못한다면 자멸로 갈 것이다.
검찰과 경찰, 공수처도 전리품 차지하듯 마구잡이 중복 수사로 행정과 안보, 치안에 틈이 생기게 해선 안 된다. 탄핵안을 심판할 헌재는 정치 외풍에 휘둘리지 말고 오로지 법리만 보고 판단하기 바란다. 촛불을 든 국민도 일상으로 돌아가 헌재 결정을 차분하게 기다려야 한다. 지지 정파의 정치 선동에 휩쓸리고, 노조도 정치 투쟁으로 나라를 극단으로 몰아간다면 어렵게 쌓은 국가 경쟁력과 국격을 훼손할 뿐이다.
대한민국이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정치권과 정부, 국민이 합심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기회로 삼는 지혜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