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1일 국군의날 행사에서 대화하는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충암고 동문인 두 사람은 지난 3일 비상 계엄 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다. / 사진=연합뉴스
올해 10월1일 국군의날 행사에서 대화하는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충암고 동문인 두 사람은 지난 3일 비상 계엄 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다. / 사진=연합뉴스
이달 3일 비상 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이른바 ‘충암파’의 모교인 충암고에 항의성 민원이 빗발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찬 충암고 교장은 지난 13일 SBS ‘모닝와이드’에 출연해 “시민들 항의 전화가 엄청났다. 이틀간 100통 넘게 왔다”면서 “원망을 쏟아부을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은 (충암고) 졸업생들이 많으니까 학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계엄 사태 주역으로 지목되는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등이 모두 충암고를 졸업했다.

이 교장은 “애들(충암고 학생들)은 한참 민감하고 위축되고 (비난이) 폭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까봐 걱정”이라면서도 “오해를 풀겠다고 우리가 성명을 발표하면 정치적 중립 위반 시비에 휘말려 교원들이 다칠 수 있다. 교육기본법에 저촉된다”고 설명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으면 뭐라도 하겠다는 마음이라서 인터뷰에 응했다”고 귀띔한 그는 “억울하다. 충암파와 관계 형성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분들 졸업한 지 40년이 넘었다. 충암고에서 딱 3년 지냈고 졸업 이후 30년간 형성된 세계관과 카르텔은 구별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교장은 “우리 학교가 급식실·체육관 짓는데 예산이 없어서 공사가 3번이나 중단됐다”며 “대통령 배출 학교인데 대통령실 가서 어려운 사정 이야기하면 모교에 특별 교부금 후하게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는 “앞으로 저와 교직원들이 더 노력해서 (충암고에 대한) 인식 전환을 가져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