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어디로 가나…8년전엔 거래량 '뚝↓'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14일 가결된 가운데, 향후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택 거래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전부터 이미 얼어붙은 상황으로, 그렇지 않아도 부진을 겪고 있는 부동산시장은 정치 변수가 더해져 내년에도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날까지 신고된 기준으로 2천829건이다. 아직 신고 기한이 남았지만 석 달 연속 3천건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월 9천206건까지 늘었으나 8월 6천490건으로 줄기 시작했고, 9월엔 3천131건으로 반토막이 났다.

올 하반기 이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격히 올라 수요자들이 가격 부담을 느끼던 상황에서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찬바람이 거세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12월 둘째 주 0.02% 오르며 3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강동구(-0.02%)에 이어 동대문·은평·서대문·광진구(모두 -0.01%)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런 상황에서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여부 결정과 그에 따른 '조기 대선' 여부·시기가 결정되기 전까지 부동산시장에선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도 아파트 거래량은 단기간 뚝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16년 10월 1만3천467건이었으나 탄핵 정국이 본격화하면서 11월 1만1천528건으로 떨어졌고,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12월엔 9천654건, 이듬해 1월에는 4천627건으로 내려앉았다.

아파트 거래량이 석 달 만에 66% 감소하며 3분의 1토막 난 것이다.

거래량은 2017년 2월까지 4천건대에 머무르다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난 3월 6천802건으로 반등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된 5월 19대 대선 때는 1만건대를 회복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는 정치적 불확실성 외에도 정부가 청약시장 안정을 위해 분양권 전매 제한 등 수요 조절 대책을 쓴 점이 영향을 미쳤다. 시장 매수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분양권 전매 여파로 분양시장이 타격을 받았다.

2016년 1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석 달간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서울이 0.88%, 전국에선 0.43% 하락했다.

이 시기 충남(-1.85%), 경북(-1.32%), 경남(-1.29%) 등 지방 아파트의 실거래가 하락 폭이 컸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던 2004년 3월부터 헌재가 기각을 선고한 5월까지의 주택 가격은 서울이 0.39%, 전국은 0.12% 올라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부동산시장 어디로 가나…8년전엔 거래량 '뚝↓'
윤석열 정부가 펼쳐온 부동산 공급 대책은 동력을 잃었다.

특히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인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 전면 재검토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같이 야당 반대가 컸던 정책은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다주택자 중과세 재검토의 경우 대선 공약이었으나 여소야대 국면에서 법을 바꾸지 못하고 내년 5월까지 중과 기간을 한시적으로 유예한 상태다.

'주택 270만가구 공급' 정책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윤 정부는 2022년 8·16대책, 2023년 9·26 대책, 2024년 1·10 대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런데도 공급 불안 우려가 가시지 않자 지난 8월에는 서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까지 해제하는 8·8 대책을 발표했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올해 36만가구에서 내년 26만가구, 2026년 15만가구로 뚝 떨어진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어떤 상황에서든 주택 공급만큼은 계속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