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볼·3쿠션 휩쓴 당구 女帝 김가영 “진짜 GOAT가 되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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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선수 김가영 인터뷰
LPBA 5회 연속 우승·30연승 대기록
통산 12승 등 남녀부 통틀어 최다
중2 때 선수 등록, 8개월만 국내 1위
3차례 세계선수권 우승·그랜드슬램까지
영구 제명 징계로 포켓볼 무대 떠났지만
3쿠션 선수로 새 인생...“아직 성장 중”
LPBA 5회 연속 우승·30연승 대기록
통산 12승 등 남녀부 통틀어 최다
중2 때 선수 등록, 8개월만 국내 1위
3차례 세계선수권 우승·그랜드슬램까지
영구 제명 징계로 포켓볼 무대 떠났지만
3쿠션 선수로 새 인생...“아직 성장 중”
스포츠 종목에서 압도적인 발자취를 남긴 선수에게 'GOAT(The Greatest of All Time)'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당구에선 김가영(41·하나카드)이 GOAT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다. 10대 시절부터 ‘작은 마녀’라 불리며 세계 여자 포켓볼 무대를 휩쓸었던 그가 스리쿠션에서도 전인미답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어서다.
김가영은 지난 8일 끝난 여자프로당구(LPBA) 2024~2025시즌 7차 대회 하이원 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보미(26)를 세트 점수 4-2로 누르고 5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 기간 투어에서 무려 30연승을 질주했다. 5회 연속 우승과 30연승 모두 2019년 출범한 PBA 남녀부 통틀어 최다 기록이다. 통산 12승 역시 남녀부 최다다.
최근 경기도 고양에 위치한 개인 연습장에서 만난 김가영은 “‘작은 마녀’, ‘당구 여제’라는 수식어도 감사하지만, GOAT라는 수식어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큰 영광”이라며 “진짜 GOAT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기 위해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가 보겠다”고 했다.
○포켓볼 전설이 된 당구장 집 딸 김가영에게 당구는 운명이었다. 유도 선수 출신인 아버지 김용기 씨(74)가 인천에서 당구장을 운영한 덕에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큐를 잡았다.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건 중학교 2학년 때다. 한국계 미국인 포켓볼 선수 자넷 리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는 김가영은 “포켓볼 세계 챔피언이 되는 게 꿈이었다”며 “재능인지는 몰라도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국내 랭킹 1위를 찍었다”고 돌아봤다.
성인이 되기도 전에 국내 무대를 접수한 김가영은 고교 졸업반이던 2001년 포켓볼 강국인 대만으로 건너갔다. 그가 오롯이 당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시절이다. “처음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언어도 통하지 않는 환경 속에서 할 수 있는 건 당구밖에 없었죠. 매일 혼자 당구만 치고 연구했기 때문에 실력이 늘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2003년엔 미국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김가영은 2004년과 2006년, 2012년 세 차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여자 선수 최초로 포켓볼 4대 메이저 국제대회 그랜드슬램까지 달성하면서 목표했던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김가영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 남다른 승부욕이라고 했다. “저는 지는 걸 정말 싫어해요. 어렸을 때부터 지지 않기 위해, 이기기 위해 뭘 해야 할지 고민하고 찾았어요. 계속 연구하고 연습한 결과 세계 1위에 자리에 오를 수 있었어요.”
○“3쿠션 선수론 이제 시작이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김가영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19년 출범한 프로당구협회(PBA)의 초청을 받아 3쿠션 대회에 참가했다가 대한당구연맹으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다. 두 단체 간 대립 속 희생양이 됐다. 김가영은 “포켓볼을 더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이벤트성으로 출전했을 뿐인데 한순간에 내쳐졌다”며 “포켓볼에서 3쿠션으로 종목을 바꾼 건 제게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포켓볼과 3쿠션은 큐 길이와 두께뿐만 아니라 공 크기, 테이블 크기, 천 재질 등 모든 게 다르다. 30대 후반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김가영은 “3년 차까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3년 정도 지나고 나니 자리를 잡아가는 게 느껴졌고, 이제야 제가 생각한 대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켓볼에 이어 3쿠션 무대를 휩쓸고 있는 김가영은 자신의 한계를 설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3쿠션 선수로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마흔이 넘었는데도 아직 성장하고 있어요. 제가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지, 또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저도 궁금합니다.” 고양=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김가영은 지난 8일 끝난 여자프로당구(LPBA) 2024~2025시즌 7차 대회 하이원 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보미(26)를 세트 점수 4-2로 누르고 5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 기간 투어에서 무려 30연승을 질주했다. 5회 연속 우승과 30연승 모두 2019년 출범한 PBA 남녀부 통틀어 최다 기록이다. 통산 12승 역시 남녀부 최다다.
최근 경기도 고양에 위치한 개인 연습장에서 만난 김가영은 “‘작은 마녀’, ‘당구 여제’라는 수식어도 감사하지만, GOAT라는 수식어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큰 영광”이라며 “진짜 GOAT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기 위해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가 보겠다”고 했다.
○포켓볼 전설이 된 당구장 집 딸 김가영에게 당구는 운명이었다. 유도 선수 출신인 아버지 김용기 씨(74)가 인천에서 당구장을 운영한 덕에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큐를 잡았다.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건 중학교 2학년 때다. 한국계 미국인 포켓볼 선수 자넷 리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는 김가영은 “포켓볼 세계 챔피언이 되는 게 꿈이었다”며 “재능인지는 몰라도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국내 랭킹 1위를 찍었다”고 돌아봤다.
성인이 되기도 전에 국내 무대를 접수한 김가영은 고교 졸업반이던 2001년 포켓볼 강국인 대만으로 건너갔다. 그가 오롯이 당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시절이다. “처음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언어도 통하지 않는 환경 속에서 할 수 있는 건 당구밖에 없었죠. 매일 혼자 당구만 치고 연구했기 때문에 실력이 늘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2003년엔 미국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김가영은 2004년과 2006년, 2012년 세 차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여자 선수 최초로 포켓볼 4대 메이저 국제대회 그랜드슬램까지 달성하면서 목표했던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김가영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 남다른 승부욕이라고 했다. “저는 지는 걸 정말 싫어해요. 어렸을 때부터 지지 않기 위해, 이기기 위해 뭘 해야 할지 고민하고 찾았어요. 계속 연구하고 연습한 결과 세계 1위에 자리에 오를 수 있었어요.”
○“3쿠션 선수론 이제 시작이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김가영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19년 출범한 프로당구협회(PBA)의 초청을 받아 3쿠션 대회에 참가했다가 대한당구연맹으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다. 두 단체 간 대립 속 희생양이 됐다. 김가영은 “포켓볼을 더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이벤트성으로 출전했을 뿐인데 한순간에 내쳐졌다”며 “포켓볼에서 3쿠션으로 종목을 바꾼 건 제게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포켓볼과 3쿠션은 큐 길이와 두께뿐만 아니라 공 크기, 테이블 크기, 천 재질 등 모든 게 다르다. 30대 후반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김가영은 “3년 차까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3년 정도 지나고 나니 자리를 잡아가는 게 느껴졌고, 이제야 제가 생각한 대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켓볼에 이어 3쿠션 무대를 휩쓸고 있는 김가영은 자신의 한계를 설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3쿠션 선수로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마흔이 넘었는데도 아직 성장하고 있어요. 제가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지, 또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저도 궁금합니다.” 고양=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