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금리 매력이 떨어진 데다 탄핵 정국에 경제 불안이 가중되면서 갈 곳 잃은 자금만 불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땅한 거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머무는 파킹통장 금리도 내림세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고금리 파킹통장을 살펴봤다.

뚝 떨어진 예·적금 금리…年7% 파킹통장 넣어볼까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은행에서 판매 중인 38개 입출금자유예금(파킹통장) 평균 최고 금리는 연 2.05%로 집계됐다. 연 8.0%의 ‘카카오뱅크 저금통’을 제외하면 평균 최고 금리가 연 1.89%에 불과하다.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자금 임시 거처로 불리는 파킹통장 금리가 연 2%를 밑도는 셈이다.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마저 고금리 상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평균 금리는 연 3.38%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 연 3.60%에서 한 달여 만에 0.2%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일부 저축은행은 연달아 상품 금리를 낮추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6일부터 파킹통장인 ‘사이다입출금통장’의 금리를 연 2.7%에서 2.5%로 0.2%포인트 인하했다. 지난달 8일 0.3%포인트 낮춘 데 이어 금리를 재차 조정했다. 저축은행에서 판매 중인 122개 입출금자유예금의 최고 금리는 연 1.29%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처럼 척박한 금리 환경에서 갈 곳 잃은 자금이 넘쳐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지난 10일 기준)은 611조8040억원으로 확인됐다.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3일(600조2615억원) 대비 11조5425억원 급증했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은 통상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직까지 남아 있는 고금리 파킹통장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은 OK저축은행의 짠테크통장이다. 이 통장은 최고 연 7.0% 이자를 준다. 다만 제한 금액이 50만원 이하까지로 막혀 있다. 50만원을 초과한 금액은 1억원 이하까지 연 3.0% 금리가 적용된다.

애큐온저축은행의 ‘머니모으기’는 최고 연 5.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머니 모으기 미션과 출석 체크 등을 달성하면 최대 1000만원까지 이 금리를 적용받는다. 두 상품을 제외하곤 예가람저축은행의 E-RUN파킹통장 금리가 최고 연 3.5%(1억원 이하까지 가능)로 가장 높다.

1금융권에서는 지방은행 상품이 비교적 금리 조건이 유리하다. 이자율이 가장 높은 상품은 SC제일은행의 Hi통장으로 신규 가입, 마케팅 동의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하면 연 4.0%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