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사회의 '큰짐' 아닌 '큰힘'…75세까지 일할 환경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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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인터뷰
두 번째 대한노인회장 맡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노인연령 75세로 높여야
한국, 43년째 65세로 변함 없어
美선 대부분 주에서 종신 직장
'老老케어' 등 일자리 창출 가능
능력 있으면 신체나이 무의미
노인들 경험·경륜 등 장점 많아
젊은세대, 부양 부담 줄여줘야
인구는 우리 국력의 원자재
더 이상 줄지 않도록 관리해야
만난 사람=이상열 경제부장·김진수 건설부동산부장
두 번째 대한노인회장 맡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노인연령 75세로 높여야
한국, 43년째 65세로 변함 없어
美선 대부분 주에서 종신 직장
'老老케어' 등 일자리 창출 가능
능력 있으면 신체나이 무의미
노인들 경험·경륜 등 장점 많아
젊은세대, 부양 부담 줄여줘야
인구는 우리 국력의 원자재
더 이상 줄지 않도록 관리해야
만난 사람=이상열 경제부장·김진수 건설부동산부장
부영그룹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지금 이대로 가면 젊은 층은 물론 우리 손자 세대까지 노인 부양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며 “경륜과 경험, 지혜를 가진 노인이 경제활동을 이어가도록 문을 열어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2050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00만 명이 될 거라고 합니다. 지금이라도 건강한 노인이 가진 경륜 같은 강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가 마련돼야 해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83)은 지난 4일 서울 서소문동 부영그룹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지금 이대로 가면 젊은 층은 물론 우리 손자 세대까지 노인 부양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며 “경륜과 경험, 지혜를 가진 노인이 경제활동을 이어가도록 문을 열어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제19대 대한노인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65세 이상 건강한 노인이 75세 이상 노인을 돌보는 ‘노노(老老)케어’, 노인 간호를 위한 해외 간호조무사 유입, 인구부 신설 등 노인 정책에 관한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 회장은 “국토(부동산)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관리 가능한 인구를 잘 조절해야 국력이 커진다”며 “출산율 조절과 함께 노인 인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난 10월 제19대 대한노인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65세 이상 건강한 노인이 75세 이상 노인을 돌보는 ‘노노(老老)케어’, 노인 간호를 위한 해외 간호조무사 유입, 인구부 신설 등 노인 정책에 관한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 회장은 “국토(부동산)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관리 가능한 인구를 잘 조절해야 국력이 커진다”며 “출산율 조절과 함께 노인 인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대한노인회장 취임에 나선 이유가 무엇입니까.
“나도 노인입니다. 노인이 같은 노인을 위해 일하려는 것뿐이죠. 노인은 우리 사회 원로지만 한편으로 노인 부양은 사회의 큰 짐이기도 합니다. 현재 40세 인구가 65세가 되는 2050년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0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우리 아들과 손자가 노인을 책임져야 합니다. 먼 산에서 눈이 조그만 덩어리로 구르다가 눈앞에 오면 엄청 커집니다. 그때 가서는 감당하기 어려우니 지금부터 대비해야 합니다.”
▷노인 연령을 65세에서 75세까지 늦추자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하면 지금 노인 인구는 10년간 늘지 않아요.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약 1000만 명인데 1년에 30만~40만 명 돌아가시면 10년 후엔 600만~700만 명 정도 될 겁니다. 순차적으로 2050년까지 전체 인구 5000만 명 중 노인 인구가 2000만 명에서 1200만 명으로 얼추 줄어듭니다. 줄어든 800만 명이 경제활동으로 임금을 받아 기본적인 사회비용을 충당할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사회에 보탬이 되죠.”
▷최근 ‘노노케어’를 주장하셨습니다.
“65세 이상 노인의 생산 참여와 같은 얘기입니다. 젊은 경제활동인구 2000만 명이 노인 복지와 돌봄에 투입되면 그만큼 생산인력이 줄어듭니다. 이 서비스를 아직 건강한 65~75세 노인으로 대체하자는 거죠. 66세가 될 때 원래 임금의 40%만 받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연 2%포인트 줄이면 65세 때 500만원 받던 분이 75세에 100만원을 받으며 일할 수 있어요. 정부도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을 10년 더 받을 수 있어 사회적 비용이 감소하는 셈이죠.”
▷65세도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말씀이죠.
“전엔 60살에 회갑 잔치를, 70살에 고희연을 하며 상노인 취급했죠. 지금 시대엔 의학 발달로 70대도 건강해요. 90세는 돼야 진짜 노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나도 젊어요(웃음).”
▷노인법상 노인은 65세지만 고령자 정년은 60세입니다.
“현재 공무원 정년은 60세이고, 군 장성은 55세입니다. 후배가 몰려오니 나가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사회 구조를 입체적으로 보면 풍선과 비슷해요. 여기를 누르면 반대편이 튀어나옵니다. 65세 이상을 결재 라인 등 조직의 중요한 역할에서는 빼도 회사 내 각종 위원회와 전문 조직, 지원 조직 등에 넣을 수 있어요. 경륜과 경험이 쌓인 노인을 사회적으로 잘 활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1981년 노인복지법 제정 이후 노인 연령이 그대로입니다.
“세계적으로 노인을 법으로 규정한 나라가 거의 없습니다. 미국은 대부분 종신 직장이죠. 처음부터 ‘당신은 이때부터 노인이요’ 하고 점찍는 나라가 없어요.”
▷‘노인’이란 말 자체가 퇴물, 도태의 의미로 인식됩니다.
“노인이 좋은 단어인데 왜 그렇게 인식되는지 모르겠어요. 옛날부터 존경의 대상이었죠. ‘박 노인’ ‘김 노인’이라고 부르는 게 점잖고 학식 있는 상대를 지칭하는 말이었죠. 어느 순간 시니어니 실버니 하는 용어를 씁니다. 노인이라는 말도 충분히 좋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용과 연령에 대한 분석도 하십니까.
“충분히 고민했기에 노인회장 공약에서도 ‘인구부’가 필요하다고 한 겁니다. 출산 장려, 여성 복지, 노인 복지 세 가지를 합쳐 인구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겁니다. 생산층과 노인층을 관리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국토는 그대로지만 인구와 주권은 우리가 관리하기 나름 아닌가요. 인구를 잘 관리해 국력의 일부로 만드는 거죠. 국토는 변함없기 때문에 활용 원자재인 국민이 중요하다는 게 평소 소신입니다.”
▷재가임종(在家臨終)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양로원에 모시면 시설과 서비스 인력을 다 제공합니다. 양로원에 지원하나 가정에 주나 비용은 비슷합니다. 그런 의미로 재가임종을 채택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직접 라오스와 캄보디아에서 간호조무사를 양성하십니다.
“간호대 설립 신청을 하니 캄보디아 정부에선 취직할 데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한국 취업을 조건으로 인가받았어요. 라오스에서도 설립하고 있습니다. 100명을 우선 육성하면 2028년께 국내에서 근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부와 협의해야 합니다. 최저임금 제도를 상황에 맞게 적용해야 해요. 우리 직원이 캄보디아에서 일한다고 캄보디아 국민 평균 임금을 받지는 않아요. 나라 간 임금 차이가 있는 게 당연합니다.”
▷노인 문제처럼 20년 뒤를 내다보는 건 사업에도 적용됩니까.
“사업할 때도 당연하죠. 우리는 땅을 사서 허가받아 집을 지어 팔 때까지 책임집니다. 20년을 내다봐야 합니다. 건설 전부터 준공과 분양 이후 결과까지 책임지는 일이 우리 업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대다수 건설회사는 두발자전거처럼 계속 발주처에서 도급받아 아파트를 지어야 합니다. 우리는 자체 사업을 하다 보니 경기 상황에 따라 쉬기도 합니다. 세발자전거처럼 안전하게 사업을 합니다.”
▷인건비, 공사비가 올라 건설업계가 힘든 상황입니다.
“인건비와 자재비가 인상돼 주택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어요. 다만 국내 주택보급률이 피크(꼭대기)에 왔어요. 보유 주택 수는 2000만 가구를 넘고, 주택보급률도 103%에 달합니다. 공사비가 뛰면 집값도 올라야 하는데 (대출 규제 등으로) 집이 안 팔리니 힘들다고 하는 겁니다.” "아이 낳으면 1억 지원 출산부부 체감효과 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건설업계의 ‘책임 있는 어른’으로 꼽힌다. 부영그룹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국내외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사회공헌에 쓴 비용만 1조2000억원이 넘는다. 이 회장 개인도 2650억원을 내놨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임직원 출산지원금 지급’이다. 저출생에 따른 경제생산인구 감소, 국가 안전 보장과 질서 유지를 위한 국방 인력 절대 부족 등 국가 소멸 위기를 우려해 이 회장이 내놓은 해결책이다. 직원 66명의 자녀 70명에게 1인당 1억원(다둥이 2억원, 연년생 2억원)씩 총 70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해 저출생 문제 해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은 “당장 1억원을 지급하는 게 출산 부부가 얻는 체감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사회공헌에 돈과 시간, 인력을 아끼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 회장은 “그저 회사 좋아지려고 시작한 것”이라며 몸을 낮췄다. 전국 부영아파트 단지에 ‘부영 사랑으로 어린이집’을 지어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회장은 “멀리 자녀를 보내야 하는 부모의 마음으로 단지 옆에 학교와 어린이집을 지었더니 아파트 인기가 높아지고 입지도 점차 중심 주거지가 됐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 지은 주상복합 아파트 ‘부영타운’엔 어린이집과 노인정을 만들었다. 특히 캄보디아에서 간호대 설립 인가를 받아 학생을 모집 중이다. 해당 국민에게 의료 교육을 지원해 일자리를 주고 이들을 국내 노인 복지에 다시 활용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사회공헌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회장은 2015년 새계태권도연맹(WT)과 맺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 약력
▷1941년 전남 순천 출생
▷고려대 대학원 행정학·법학 박사
▷1992~현재 학교법인 우정학원 이사장
▷1994~현재 부영그룹 회장
▷1999~2001년 건국대 이사장
▷2000~2004년 한국주택협회 회장
▷2003~2006년 주택산업연구원 이사장
▷2017~2020년 제17대 대한노인회장
▷2024년 제19대 대한노인회장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지“2050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00만 명이 될 거라고 합니다. 지금이라도 건강한 노인이 가진 경륜 같은 강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가 마련돼야 해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83)은 지난 4일 서울 서소문동 부영그룹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지금 이대로 가면 젊은 층은 물론 우리 손자 세대까지 노인 부양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며 “경륜과 경험, 지혜를 가진 노인이 경제활동을 이어가도록 문을 열어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제19대 대한노인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65세 이상 건강한 노인이 75세 이상 노인을 돌보는 ‘노노(老老)케어’, 노인 간호를 위한 해외 간호조무사 유입, 인구부 신설 등 노인 정책에 관한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 회장은 “국토(부동산)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관리 가능한 인구를 잘 조절해야 국력이 커진다”며 “출산율 조절과 함께 노인 인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난 10월 제19대 대한노인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65세 이상 건강한 노인이 75세 이상 노인을 돌보는 ‘노노(老老)케어’, 노인 간호를 위한 해외 간호조무사 유입, 인구부 신설 등 노인 정책에 관한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 회장은 “국토(부동산)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관리 가능한 인구를 잘 조절해야 국력이 커진다”며 “출산율 조절과 함께 노인 인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대한노인회장 취임에 나선 이유가 무엇입니까.
“나도 노인입니다. 노인이 같은 노인을 위해 일하려는 것뿐이죠. 노인은 우리 사회 원로지만 한편으로 노인 부양은 사회의 큰 짐이기도 합니다. 현재 40세 인구가 65세가 되는 2050년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0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우리 아들과 손자가 노인을 책임져야 합니다. 먼 산에서 눈이 조그만 덩어리로 구르다가 눈앞에 오면 엄청 커집니다. 그때 가서는 감당하기 어려우니 지금부터 대비해야 합니다.”
▷노인 연령을 65세에서 75세까지 늦추자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하면 지금 노인 인구는 10년간 늘지 않아요.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약 1000만 명인데 1년에 30만~40만 명 돌아가시면 10년 후엔 600만~700만 명 정도 될 겁니다. 순차적으로 2050년까지 전체 인구 5000만 명 중 노인 인구가 2000만 명에서 1200만 명으로 얼추 줄어듭니다. 줄어든 800만 명이 경제활동으로 임금을 받아 기본적인 사회비용을 충당할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사회에 보탬이 되죠.”
▷최근 ‘노노케어’를 주장하셨습니다.
“65세 이상 노인의 생산 참여와 같은 얘기입니다. 젊은 경제활동인구 2000만 명이 노인 복지와 돌봄에 투입되면 그만큼 생산인력이 줄어듭니다. 이 서비스를 아직 건강한 65~75세 노인으로 대체하자는 거죠. 66세가 될 때 원래 임금의 40%만 받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연 2%포인트 줄이면 65세 때 500만원 받던 분이 75세에 100만원을 받으며 일할 수 있어요. 정부도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을 10년 더 받을 수 있어 사회적 비용이 감소하는 셈이죠.”
▷65세도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말씀이죠.
“전엔 60살에 회갑 잔치를, 70살에 고희연을 하며 상노인 취급했죠. 지금 시대엔 의학 발달로 70대도 건강해요. 90세는 돼야 진짜 노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나도 젊어요(웃음).”
▷노인법상 노인은 65세지만 고령자 정년은 60세입니다.
“현재 공무원 정년은 60세이고, 군 장성은 55세입니다. 후배가 몰려오니 나가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사회 구조를 입체적으로 보면 풍선과 비슷해요. 여기를 누르면 반대편이 튀어나옵니다. 65세 이상을 결재 라인 등 조직의 중요한 역할에서는 빼도 회사 내 각종 위원회와 전문 조직, 지원 조직 등에 넣을 수 있어요. 경륜과 경험이 쌓인 노인을 사회적으로 잘 활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1981년 노인복지법 제정 이후 노인 연령이 그대로입니다.
“세계적으로 노인을 법으로 규정한 나라가 거의 없습니다. 미국은 대부분 종신 직장이죠. 처음부터 ‘당신은 이때부터 노인이요’ 하고 점찍는 나라가 없어요.”
▷‘노인’이란 말 자체가 퇴물, 도태의 의미로 인식됩니다.
“노인이 좋은 단어인데 왜 그렇게 인식되는지 모르겠어요. 옛날부터 존경의 대상이었죠. ‘박 노인’ ‘김 노인’이라고 부르는 게 점잖고 학식 있는 상대를 지칭하는 말이었죠. 어느 순간 시니어니 실버니 하는 용어를 씁니다. 노인이라는 말도 충분히 좋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용과 연령에 대한 분석도 하십니까.
“충분히 고민했기에 노인회장 공약에서도 ‘인구부’가 필요하다고 한 겁니다. 출산 장려, 여성 복지, 노인 복지 세 가지를 합쳐 인구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겁니다. 생산층과 노인층을 관리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국토는 그대로지만 인구와 주권은 우리가 관리하기 나름 아닌가요. 인구를 잘 관리해 국력의 일부로 만드는 거죠. 국토는 변함없기 때문에 활용 원자재인 국민이 중요하다는 게 평소 소신입니다.”
▷재가임종(在家臨終)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양로원에 모시면 시설과 서비스 인력을 다 제공합니다. 양로원에 지원하나 가정에 주나 비용은 비슷합니다. 그런 의미로 재가임종을 채택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직접 라오스와 캄보디아에서 간호조무사를 양성하십니다.
“간호대 설립 신청을 하니 캄보디아 정부에선 취직할 데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한국 취업을 조건으로 인가받았어요. 라오스에서도 설립하고 있습니다. 100명을 우선 육성하면 2028년께 국내에서 근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부와 협의해야 합니다. 최저임금 제도를 상황에 맞게 적용해야 해요. 우리 직원이 캄보디아에서 일한다고 캄보디아 국민 평균 임금을 받지는 않아요. 나라 간 임금 차이가 있는 게 당연합니다.”
▷노인 문제처럼 20년 뒤를 내다보는 건 사업에도 적용됩니까.
“사업할 때도 당연하죠. 우리는 땅을 사서 허가받아 집을 지어 팔 때까지 책임집니다. 20년을 내다봐야 합니다. 건설 전부터 준공과 분양 이후 결과까지 책임지는 일이 우리 업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대다수 건설회사는 두발자전거처럼 계속 발주처에서 도급받아 아파트를 지어야 합니다. 우리는 자체 사업을 하다 보니 경기 상황에 따라 쉬기도 합니다. 세발자전거처럼 안전하게 사업을 합니다.”
▷인건비, 공사비가 올라 건설업계가 힘든 상황입니다.
“인건비와 자재비가 인상돼 주택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어요. 다만 국내 주택보급률이 피크(꼭대기)에 왔어요. 보유 주택 수는 2000만 가구를 넘고, 주택보급률도 103%에 달합니다. 공사비가 뛰면 집값도 올라야 하는데 (대출 규제 등으로) 집이 안 팔리니 힘들다고 하는 겁니다.”
"아이 낳으면 1억 지원 출산부부 체감효과 커"
'사회공헌 앞장' 이중근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건설업계의 ‘책임 있는 어른’으로 꼽힌다. 부영그룹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국내외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사회공헌에 쓴 비용만 1조2000억원이 넘는다. 이 회장 개인도 2650억원을 내놨다.최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임직원 출산지원금 지급’이다. 저출생에 따른 경제생산인구 감소, 국가 안전 보장과 질서 유지를 위한 국방 인력 절대 부족 등 국가 소멸 위기를 우려해 이 회장이 내놓은 해결책이다. 직원 66명의 자녀 70명에게 1인당 1억원(다둥이 2억원, 연년생 2억원)씩 총 70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해 저출생 문제 해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은 “당장 1억원을 지급하는 게 출산 부부가 얻는 체감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사회공헌에 돈과 시간, 인력을 아끼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 회장은 “그저 회사 좋아지려고 시작한 것”이라며 몸을 낮췄다. 전국 부영아파트 단지에 ‘부영 사랑으로 어린이집’을 지어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회장은 “멀리 자녀를 보내야 하는 부모의 마음으로 단지 옆에 학교와 어린이집을 지었더니 아파트 인기가 높아지고 입지도 점차 중심 주거지가 됐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 지은 주상복합 아파트 ‘부영타운’엔 어린이집과 노인정을 만들었다. 특히 캄보디아에서 간호대 설립 인가를 받아 학생을 모집 중이다. 해당 국민에게 의료 교육을 지원해 일자리를 주고 이들을 국내 노인 복지에 다시 활용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사회공헌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회장은 2015년 새계태권도연맹(WT)과 맺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 약력
▷1941년 전남 순천 출생
▷고려대 대학원 행정학·법학 박사
▷1992~현재 학교법인 우정학원 이사장
▷1994~현재 부영그룹 회장
▷1999~2001년 건국대 이사장
▷2000~2004년 한국주택협회 회장
▷2003~2006년 주택산업연구원 이사장
▷2017~2020년 제17대 대한노인회장
▷2024년 제19대 대한노인회장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