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와 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 여파로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3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 치우며 3.3㎡당 4700만원을 넘어섰다.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중소 주택형 가격은 3.3㎡당 5000만원에 육박한다.

3.3㎡당 4720만원…또 최고가 갈아치운 서울 분양가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에서 최근 1년간 분양한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472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기준 통계치(4695만원)보다 0.5% 올랐다. 작년 11월과 비교하면 38% 급등한 금액이다. 전용면적별 평균 분양가를 살펴보면 전용 60㎡ 이하는 3.3㎡당 4530만원이었다. 전용 60~85㎡는 4935만원, 전용 85~102㎡는 5441만원으로 집계됐다.

분양가가 뛴 것은 공사비가 꾸준히 오르는 데다 최근 고가 단지 공급이 잇따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강남권인 서초구 방배동에서 ‘아크로 리츠카운티’가 지난달 분양(모집공고일 기준)에 나섰다. 3.3㎡당 6670만원이 넘는 아파트였다. 웬만한 강북권 아파트 몸값도 3.3㎡당 4000만원대에 올라탔다. 전용 84㎡가 14억원 수준에 공급된 성북구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와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 이외 지역도 분양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부산의 3.3㎡당 분양가는 10월 2190만원에서 지난달 2263만원으로 3.3% 뛰었다. 같은 기간 경북(1420만원→1458만원)과 전북(1203만원→1218만원) 등도 분양가가 소폭 올랐다. 지난달 기준 전국 평균 분양가는 1년 전 대비 11.3% 상승한 1907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썼다. 최근 한 달 새 분양가가 하락한 지역은 경기, 강원, 충남 등 세 곳에 불과했다.

공급 물량은 확 줄었다. HUG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분양 물량은 1만3217가구로 10월(1만7877가구)에 비해 26% 감소했다. 작년 11월(1만8728가구)과 비교해도 29% 줄어든 수치다. 부산, 대구, 광주, 울산, 강원, 경북, 경남 등 9개 시·도에서 지난달 신규 분양이 한 건도 없었다.

업계에선 분양가 상승과 분양 물량 감소로 당분간 내 집 마련 문턱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재값과 금융비용, 인건비 등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탄핵 정국 여파로 건설사가 내년 분양 일정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고,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법안 개정 논의가 중단됐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