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12·3 비상계엄’ 관련 사건 기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넘김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 관련 수사에서 공수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제 수사권을 가진 공수처가 검찰과 별개로 비상계엄 관련자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6일 공조수사본부에 따르면 이번에 경찰 특수단이 공수처에 이첩한 사건은 윤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 총 5명과 관련된 사건 기록이다. 공수처는 지난 8일, 14일 두 차례에 걸쳐 경찰과 검찰에 사건 이첩을 요구했다. 당시 경찰은 이첩 요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경찰이 고심 끝에 약 1주일 만에 공수처에 주요 사건을 넘기기로 한 데는 검찰과의 수사 경합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법적으로 대통령의 직권남용죄는 공수처가, 내란죄는 경찰이 수사권을 갖는다. 하지만 법원이 10일 검찰 특수본이 청구한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검찰 또한 수사 개시 권한을 인정받았다.

윤 대통령이 출석 요구에 계속 응하지 않으면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수사가 시작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행 규정상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권을 가진 경찰이 체포·구속영장을 신청하려면 검찰을 통해야 한다. 윤 대통령 신병 확보를 놓고 경쟁 중인 검찰이 영장 신청을 반려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경찰이 공수처와 연합전선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공조 수사를 위해 경찰 수사관 30~40명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구체적인 파견 시기, 인력 규모에 관해서는 두 기관이 논의하고 있다.

최해련/조철오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