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곤두박질치던 원자력발전 관련 종목들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전주는 대표적인 윤석열 정부의 정책 수혜주란 점 때문에 비상계엄 사태 직후에는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하지만 체코 원전 수주가 계획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점, 야당 주도로 감액된 내년도 예산안에서 원전 관련 예산이 삭감되지 않은 점이 확인되면서 우려가 완화됐다.

16일 비에이치아이는 전 거래일보다 8.76% 오른 1만4400원에, 서전기전은 6.58% 상승한 405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각각 발전소용 부품과 전력기기를 생산하는 두 기업은 대표적인 원전 테마주다.

이와 함께 원전 주기기를 만드는 두산에너빌리티(2.32%), 원전용 계측기를 생산하는 우진(3.65%), 원전 계통 설계 기술을 보유한 한전기술(2.74%), 원전을 비롯한 발전설비 정비 사업을 하는 한전KPS(1.52%) 등 원전 관련 종목이 오름세였다.

원전 산업 육성에 적극적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통과된 후 첫 거래일에 원전 관련 종목들이 특별한 호재성 소식 없이도 강세를 보인 점이 눈길을 끈다.

앞서 계엄 사태 직후에는 정부간 거래(G2G) 성격이 짙고 글로벌 수주전에도 ‘팀 코리아’로 참여하는 원전 분야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 바 있다. 여기에 정권 교체로 인한 정책에 따른 피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원전 대장주’인 두산에너빌리티는 비상 계엄이 선포된 뒤부터 지난 9일까지 4거래일 동안 17.83% 하락했다. 같은 기간 비에이치아이는 27.48%, 우진은 25.19%, 서전기전은 23.86% 급락했다.

증시에서는 탄핵소추안 가결을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확대된 불확실성의 해소로 받아들인 모습이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로 정권이 교체되면 원전 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완화된 점이 투자심리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감액해 본회의를 통과시킨 내년도 예산안에서 원전 관련 예산은 전혀 삭감되지 않은 게 확인되면서다. 이 같은 사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두 번째로 내놓은 대국민담화의 “원전 생태계 지원 예산을 삭감하고, 체코 원전 수출 지원 예산은 무려 90%를 깎아 버렸다”는 발언에 대한 사실확인 과정에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던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생태계가 고사 직전까지 몰린 경험 때문에 관련주 투자심리가 경색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말미암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서 대통령 파면이 확정되면 여야가 바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울러 앞서서는 무산될 우려가 제기됐던 체코 신규 원전 프로젝트 수주의 최종 계약 체결이 예정대로 내년 3월 맺어질 가능성이 커진 점도 바닥을 기던 원전주에 힘을 실었다.

토마스 엘러 체코 산업부 원자력신기술 담당 국장 대행이 지난 12일 보도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코바니 원전 건설 계약이 예정대로 내년 3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란 입장을 밝히면서다. 그는 “원전 건설과 관련한 체코 대표단이 한국 및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정기적으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며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인 한수원과 투자자 측 사이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