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산 비중 늘려주세요"...한국 떠나는 고액자산가들[양현주의 슈퍼리치 레시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양현주의 슈퍼리치 레시피’는 양현주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매주 목요일 한경닷컴 사이트에 게재하는 ‘회원 전용’ 재테크 전문 콘텐츠입니다. 한경닷컴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더 많은 콘텐츠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1400원대의 고환율 수준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신경애 한국투자증권 GWM 전략담당 상무는 지난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 시장의 상대적 안전성으로 인해 원화 자산 대비 미국 달러화 자산 비중이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고액자산가들은 미국 주식과 채권, 글로벌 펀드 등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GWM 조직은 3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초고액자산가들 대상으로 글로벌 자산 배분, 세무, 부동산, 가업승계 솔루션 등 '글로벌 종합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 상무는 "내년엔 미국 주식 중 산업재, 소재, 경기소비재, 금융, 헬스케어 등의 업종에 보다 다양한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이들 업종에서도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우량 중소형주를 눈 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내년 주도주가 올 한해 미국 증시를 이끌었던 빅테크 기업에서 밸류에이션이 낮은 업종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 S&P500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5.3배로 2000년 3월 IT버블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다. 신 상무는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미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졌지만 빅테크 기업을 제외하면 아직 밸류에이션이 크게 높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트럼프 정부의 감세 등 규제 완화의 수혜를 받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 등 해외 주식은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과세하기 때문에 세제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도 지속되고 있다. 신 상무는 "최근 미국 뱅크 오프 아메리카에서 발표한 PB 고객 동향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은 만기가 2~10년인 중기 채권을 지속해서 매입하며 고금리 채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고액자산가들의 역시 미국 국채, 특히 이표가 낮아 이자소득세 절감 효과가 있는 중장기 저쿠폰 국채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채권은 이자소득에만 과세가 이뤄지고 매매차익은 비과세이기 때문이다. 자산규모가 큰 초고액자산가들의 경우 금리보다 매매차익에 집중하는 게 절세에 적합하는 설명이다.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는 해외 자산 비중 확대 뿐만 아니라 해외 이주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신 상무는 "한국의 높은 상속세 및 증여세율 때문"이라며 "소득세법 상 최고세율은 49.5%(지방소득세 포함)인데, 이를 납부한 후 자녀에게 상속 및 증여할 할 때 최고 50%에 달하는 세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세금 부담이 적은 싱가포르, 캐나다 혹은 상속 및 증여 공제가 적은 미국 등으로 이민을 고려하는 고액 자산가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
신경애 한국투자증권 GWM 전략담당 상무는 지난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 시장의 상대적 안전성으로 인해 원화 자산 대비 미국 달러화 자산 비중이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고액자산가들은 미국 주식과 채권, 글로벌 펀드 등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GWM 조직은 3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초고액자산가들 대상으로 글로벌 자산 배분, 세무, 부동산, 가업승계 솔루션 등 '글로벌 종합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 상무는 "내년엔 미국 주식 중 산업재, 소재, 경기소비재, 금융, 헬스케어 등의 업종에 보다 다양한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이들 업종에서도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우량 중소형주를 눈 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내년 주도주가 올 한해 미국 증시를 이끌었던 빅테크 기업에서 밸류에이션이 낮은 업종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 S&P500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5.3배로 2000년 3월 IT버블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다. 신 상무는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미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졌지만 빅테크 기업을 제외하면 아직 밸류에이션이 크게 높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트럼프 정부의 감세 등 규제 완화의 수혜를 받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 등 해외 주식은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과세하기 때문에 세제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도 지속되고 있다. 신 상무는 "최근 미국 뱅크 오프 아메리카에서 발표한 PB 고객 동향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은 만기가 2~10년인 중기 채권을 지속해서 매입하며 고금리 채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고액자산가들의 역시 미국 국채, 특히 이표가 낮아 이자소득세 절감 효과가 있는 중장기 저쿠폰 국채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채권은 이자소득에만 과세가 이뤄지고 매매차익은 비과세이기 때문이다. 자산규모가 큰 초고액자산가들의 경우 금리보다 매매차익에 집중하는 게 절세에 적합하는 설명이다.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는 해외 자산 비중 확대 뿐만 아니라 해외 이주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신 상무는 "한국의 높은 상속세 및 증여세율 때문"이라며 "소득세법 상 최고세율은 49.5%(지방소득세 포함)인데, 이를 납부한 후 자녀에게 상속 및 증여할 할 때 최고 50%에 달하는 세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세금 부담이 적은 싱가포르, 캐나다 혹은 상속 및 증여 공제가 적은 미국 등으로 이민을 고려하는 고액 자산가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