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열린 TGA 모습. 사진=펄어비스
지난 12일 열린 TGA 모습. 사진=펄어비스
펄어비스를 두고 증권가에서 눈높이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붉은사막' 출시가 당초 시장을 벗어나서 계속해서 밀리고 있는 가운데, 그 사이 시기 출시가 예정돼 있는 'TGA 6'로 인해 회사가 거론한 날짜가 또 한 번 밀릴 수 있단 관측에서다.

흥국증권은 17일 펄어비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4000원에서 3만4000원으로 내렸다. 개발을 시작한 2018년부터 내년 12월까지 햇수로만 8년이 걸리는 '붉은사막'의 성패가 회사 성과를 좌우할 것인 만큼 모든 대외변수에 신중해야 할 때란 얘기다. 해마다 11월 기준 플레이할 수 있는 작품만 시상하는 글로벌 행사 'TGA'와 관련해서도 내년 수상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붉은사막 출시를 즈음해서 'GTA 6'도 출시가 예고된 상황이어서, 붉은사막 출시가 내년조차 넘길 것이란 우려도 있다고 관측했다.

김지현 흥국증권 연구원은 "회사는 최근 열린 TGA에서 출시일을 내년 말로 밝혔다"며 "붉은사막의 성과에 개발을 시작한 2018년부터 2025년까지 9년의 자원 투입과 자체 엔진에 대한 평가가 걸려있는 만큼 모든 대외변수에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사측이 'GTA 6' 출시가 늦어도 내년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던 만큼 연말 '붉은사막'과 출시일이 겹칠 가능성도 있다"며 "GTA 6의 출시에 따라 (신작이 겹치는 것을 막기 위해) 붉은사막의 내년 중 출시도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올해에 이어 내년 TGA도 '남의 잔치'가 될 전망이다. 올해 TGA에서 스포츠팀과 스포츠선수(T1·FAKER) 외 국내 작품의 수상이 전무했다. 김 연구원은 "TGA는 11월 기준 플레이가 가능한 작품만이 수상할 수 있다"며 "때문에 펄어비스가 내년도 TGA에서도 국내 게임사의 저력을 보여주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날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펄어비스를 게임업종 최선호주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목표주가도 기존 5만7000원에서 4만6000원으로 내렸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붉은사막 출시 타임라인이 현실적으로 내년 12월로 특정되면서, 자사가 보수적 관점에서 추산한 '내년 3분기'에도 도달하지 못했다"며 "내년 실적 추정치 감소, 회사 커뮤니케이션(소통력) 예측 가능성 저하 등에 근거해 목표주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시장과의 소통력이 의심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사측은 올해 8월 초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부터 게임이 개발 마무리 단계라는 식의 코멘트를 수차례 밝혔기에, 현 시점에서 출시까지 1년을 웃도는 시차를 둔다는 것은 사업적 판단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