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나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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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이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하나자산운용에도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펀드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자문한다. OCIO 시장에서 법인의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을 공략하기 위해 자문형 OCIO 펀드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OCIO는 연기금 등 기관의 자금을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위탁받아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다음달부터 하나자산운용의 '하나원큐OCIO 성장형·안정형 펀드'를 대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자문한다.

앞서 하나자산운용은 지난주 약 220억원 규모로 해당 펀드를 조성했다. OCIO 개념을 퇴직연금에 접목한 공모펀드다. 하나자산운용은 하나은행으로부터 초기 설정 자금(시딩)을 확보했다.

하나증권은 이 펀드를 대상으로 자사의 글로벌 자산시장 분석과 전망 자료를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나자산운용이 펀드를 운용한다. 해당 펀드의 주 고객은 DB형 퇴직연금을 선택한 법인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자문형 OCIO 펀드는 증권사와 운용사가 협업하는 구조"라며 "국내 증권사 중 하나증권이 유일하게 OCIO 펀드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OCIO 펀드는 DB형 퇴직연금 시장을 주로 공략한다. 퇴직연금 제도는 크게 DB형과 확정기여(DC)형으로 구분한다. DB형은 근로자가 아닌 사용자(기업)가 퇴직금을 운용하는 반면, DC형은 근로자가 직접 상품을 결정해 투자한다. DB형을 선택한 기업의 경우 운용 성과와 무관하게 근로자에게 약정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외부 기관에 이를 맡기는 경향이 있다.

하나증권은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자문형 OCIO 펀드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하나증권은 2022년 OCIO 조직을 신설한 후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타겟리스크 OCIO솔루션 펀드'에 대해 처음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자문했다. 이 펀드는 퇴직연금 자금 특성을 반영해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뒀는데, 하나증권의 '타깃 리스크' 전략이 가미됐다. 이는 안정형과 성장형 펀드에 최적화된 리스크를 계량화해 이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이다. 시장의 높은 변동성에도 리스크 관리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

다만 하나자산운용의 OCIO 펀드엔 타깃 리스크 전략이 포함되진 않는다. 이미 삼성자산운용의 OCIO 펀드가 해당 전략을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하나증권이 초기엔 시장 분석과 전망만 하나자산운용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OCIO에서 퇴직연금 시장이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법률적 문제로 퇴직연금 시장에 랩(WRAP) 등이 못 들어가고 비히클(수단)로는 펀드밖에 안 되기 때문에 (하나증권이) 시장 진출 방식으로 자문형 OCIO 펀드를 주요 비즈니스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