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자회사로 인수한 아시아나항공과 안전 운항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항공기 통제 업무의 협업 범위를 확대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하면 두 회사가 운영하는 항공기 대수가 현재보다 1.5배 가까이 많아지는 만큼 항공기 통제 업무는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종합통제 인력과 데이터,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통합항공사가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미리 구축해 안전 운항 시스템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양사 인력 통합, 더 정교한 의사결정


대한항공은 통합항공사에 대비해 서울 외발산동 본사에 위치한 종합통제센터(Operations & Customer Center·OCC)를 지난해 12월 OCC를 전면 리모델링했다. 여러 상황에서 승객 안전과 편의를 최우선으로 대처할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물론, 아시아나항공의 종합통제 인력이 대한항공의 노하우를 충분히 습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안전 운항에 필요한 핵심 시설인 만큼 통합 이후에도 양사 인원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했다.

OCC는 항공기 운항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곳이다. 지연, 결항, 회항 등 비정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승객들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각종 의사결정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3교대 근무로 24시간 가동돼 ‘잠들지 않는 지상의 조종실’이라고도 불린다.

항공사는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각종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이를 해석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 전문 인력의 경험과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 OCC의 공통 업무 기능을 조정·재편해 안전 관리 부문에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양대 항공사 핵심 전문 인력이 통합되면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해지는 만큼 보다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 OCC에는 330평 공간에 운항관리사, 기상 전문가 등 전문 인력 240여 명이 근무한다. 이들은 분쟁 발생 지역과 항로 제한 상황 등을 실시간 확인해 항공기가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통합 후 아시아나항공 소속인 기재도 난기류 정보 수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난기류 인식 플랫폼(IATA Turbulence Aware·ITA) 가입돼 있다. 플랫폼에 가입한 전 세계 21개 항공사는 항공기를 통해 수집한 난기류 정보를 객관적 수치로 변환해 회원사와 공유한다.
아시아나항공 품은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 역할 강화…인력·데이터 공유

○최첨단 설비 활용한 유기적 협업


대한항공은 OCC를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본사 곳곳에 흩어져 있던 안전 운항 관련 주요 부서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OCC에서는 운항관리센터(FCC), 정비지원센터(MCC), 탑재관리센터(LCC), 고객서비스 관련 네트워크운영센터(NOC)가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다양한 상황에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특히 항공기 지연 운항이나 결항 등 비정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승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전사 각 부문이 신속하게 소통하고 있다. OCC 한쪽 벽면에 설치한 가로 18m, 세로 1.7m 크기의 대형 스크린으로 항공기 경로와 기상 상황, 주요 뉴스 등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위성통신 전화기로는 운항 중인 항공기 기장과 직접 통화할 수 있다. 천장에 설치된 스피커로 기장의 통화를 OCC 전체 인력에 전파하는 기능도 갖췄다. 별도의 전달 과정을 생략해 필요한 대처를 한시라도 빨리 취하기 위해서다.

통합 이후에는 항공사 운영 규모와 기단을 포함한 리소스(Resource) 확장으로 비정상 상황에 더욱더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예상치 못한 항공기 정비 상황으로 장시간 지연이나 결항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대체기를 투입해야 하는데, 통합 이후에는 상시 충분한 예비기를 운영함으로써 빠르게 대체기를 투입할 수 있다.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한 악기상이나 공항 혼잡에 따른 항공기 지연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여력 기재 운영의 중요성을 높인다.

또한 고객서비스를 담당하는 네트워크운영센터(NOC) 인력을 보강해 비정상 상황 발생 시 체계적이고 일원화된 대고객 안내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OCC 내부에 NOC를 배치한 것도 타 부문과 신속히 협업해 승객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주기장으로 완전히 옮겨온 뒤에는 효율적인 지상조업을 포함한 최적의 운영으로 승객 편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시스템과 기준에 맞춰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이후에도 ‘절대 안전 운항’이라는 핵심 경영 철학을 흔들림 없이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