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환율은 대체 언제 내려갈까요. 여행하면서 간식거리 사먹기도 부담스럽겠네요."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에 해외여행 수요가 주춤하고 있다. 비상계엄 당시 급등했던 환율이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에도 여전히 1430원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당분간 환율이 불안정해 신규 여행 예약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 후반에서 오르내렸다.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연내 1500원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당분간 1400원대 초중반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수개월 전에 예약하고 해외여행을 앞둔 이들은 미리 환전해두지 않은 게 후회된다며 한숨을 내쉬는 실정. 한 누리꾼은 "취소 수수료를 물 순 없어 여행을 가긴 하는데 환율이 안 떨어져 걱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엉뚱하게 정치 상황 때문에 피해를 봐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여행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행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삐 풀린 환율이 부담돼 여행지 식비를 줄이거나 면세점 쇼핑을 하지 않겠다는 반응도 쏟아져 나왔다. 내년 설 연휴 유럽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인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파운드화가 너무 올라 (여행지에서) 영국은 안 가야 할지 고민"이라며 "일단 쇼핑 계획은 접었다. 쇼핑할 돈을 여행경비로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환율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비상계엄 사태 직후처럼 원화 가치 급락과 이어지는 암울한 환율 전망이 여행심리를 꺾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 폭이 작으면 여행 수요에는 큰 변동이 없다"면서도 "최근 비상계엄 사태로 급등한 게 문제다. 고환율에 따른 경기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면 장기적으로 여행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