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내 방산업계의 숙원인 항공 엔진 국산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엔진 기술은 두산에너빌리티, 항공기 체계 개발은 KAI가 맡아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도다.

두산에너빌리티와 KAI는 17일 ‘항공기용 엔진 개발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 중인 항공 엔진 국산화 프로젝트에 발맞춰 기술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자체적인 항공 엔진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일부 국가뿐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국산 엔진 개발 계획 및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참여를 준비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와 KAI는 2030년까지 1만lbf(추력·엔진출력단위)급 무인기용 엔진과 1만5000lbf급 유무인기용 엔진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투기에 사용할 수 있는 크기의 엔진이다. 엔진 부문을 담당할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1만lbf급 무인기용 엔진 개발 사업에 참여해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력 사업인 발전용 가스터빈과 항공 엔진은 기술 기반이 동일하고 구조와 작동 원리가 비슷하다. 다만 발전용 가스터빈은 고효율과 안전성 등이 요구되고, 항공 엔진은 고출력과 경량화 등을 필요로 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은 “이번 협력으로 기술 역량을 고도화하고 항공 엔진 국산화는 물론 국산 항공기 해외시장 진출 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구영 KAI 대표는 “항공기 엔진의 국산화를 단계적으로 성공시켜 K방산 수출 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