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경기 시흥시 한국기계유통단지 옆 공터에 매물로 나온 지게차 100여 대가 늘어서 있다. /임형택 기자
지난 16일 경기 시흥시 한국기계유통단지 옆 공터에 매물로 나온 지게차 100여 대가 늘어서 있다. /임형택 기자
충남 당진시에 있는 자동차 금형업체 A사는 180여 명이던 직원을 올해 초 120명으로 줄였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버텼지만 결국 4월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다. 테슬라에 자동차 헤드라이트용 금형을 납품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일감 감소와 비용 상승에 따른 손실 누적에 발목이 잡혔다.

A사처럼 장기 불황과 고금리, 원자재값 상승과 중국산 저가 공세에 벼랑 끝으로 떠밀린 중소기업이 크게 늘었다. 쓰나미처럼 한꺼번에 몰려든 복합 변수로 ‘역대 최악’이라는 위기감이 업계 전체에 팽배하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올해 9월 말 기준 1077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작년 1037조6000억원)를 갈아치웠다. 영세업체들은 빚을 내 기존 빚을 갚는 악순환에 시달리다가 고금리 직격탄에 파산이나 폐업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법인 파산 건수는 2022년 1004건에서 올해 1583건(10월 말 기준)으로 급증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자금난에 기업들이 하나둘 넘어져 중소기업 생태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대출한도 확대 등 금융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민지혜/이미경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