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AP)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AP)
캐나다달러 가치가 2020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재무장관이 재정 문제를 둘러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갈등으로 사임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재무장관 사임 여파 지속

17일(현지시간) 캐나다달러 환율은 달러당 1.43캐나다달러로 0.5% 상승(캐나다달러 가치 하락)했다. 캐나다달러 가치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도시 봉쇄로 경제가 타격을 입었던 2020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프리랜드 장관은 전날 단기 지출 확대와 재정 적자 증가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사임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5% 관세 부과 위협을 포함해 공격적인 보호주의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며 "다가올 관세 전쟁에 대비해 재정 여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용이 많이 드는 정치적 술수를 피해야 한다"며" 건전 재정을 유지하지 않는 것은 정부가 감당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지 국민이 의심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리랜드 장관의 사임은 연방정부 재정 상황에 대한 의회 보고를 앞두고 이뤄졌다. 재정지출 확대를 둘러싼 트뤼도 총리와의 이견이 심화된 끝에 결국 사퇴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카이러 몽고메리 코닝 바클레이스 외환 전략가는 "최근의 정치 혼란은 캐나다 경제가 미국에 비해 저조한 성과를 보이는 상황에서 관세 위협까지 겹친 캐나다의 어려움을 보여준다"며 "캐나다 달러는 계속해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숀 오스본 스코티아은행 외환 전략 총괄은 "캐나다 국내 정치 상황이 캐나다달러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내년 초 캐나다달러가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국내 정치적 상황이 해결되지 않거나 내년 출범할 트럼프 차기 행정부로 인한 문제들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美와 경제격차, 공격적 금리인하도 요인

미국과의 경제 격차가 확대된 점도 캐나다달러 약세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스카이러 몽고메리 코닝 바클레이스 외환 전략가는 "최근의 정치 혼란은 캐나다 경제가 미국에 비해 저조한 성과를 보이는 상황에서 관세 위협까지 겹친 캐나다의 어려움을 보여준다"며 "캐나다 달러는 계속해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캐나다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도 추가적인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6월, 7월, 9월. 10월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날 캐나다달러 변동성 지표는 정치적 리스크 증가로 1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브래드 벡텔 제프리스 외환 전략 총괄은 "연말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할 때, 캐나다달러는 향후 몇 주 내 달러당 1.4668캐나다달러까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캐나다달러가 미국 달러 대비 7% 이상 하락해 2018년 이후 최악의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