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헌법재판소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17일 오전 헌법재판소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헌법재판관 6인 체제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심리가 가능하다고 한 데 대해 국민의힘이 문제를 제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에 의문을 제기한 데 이어 또 다른 절차적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헌법재판관 6명의 섣부른 탄핵 심리 진행은 적법절차 논란을 야기할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1항을 거론하며 "헌법재판관 구성과 재판 진행에 행정·입법·사법부가 모두 관여하도록 한 입법적 결단이자 핵심 규정이다. 국회 선출 몫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관여한 재판관 6명만으로 재판 심리가 진행된다면 ‘적법절차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전날 법사위에서도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헌법소원 재판을 빨리 받고 싶어서 법 제23조 제1항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건에 그 효력을 일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헌법재판소 김정원 사무처장은 "헌법 제23조 제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이 들어와서 효력 정지를 했다"고 답변했는데, 주 의원은 이 답변에 오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보도나 사건 검색에서 확인해보니 위헌법률심판이 아니라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헌법소원으로 효력 정지가 된 것이 맞다"며 "이 중요한 사안에서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도 구분 못하고 답변한 것이라면, 과연 헌법재판소가 제대로 검토를 한 것이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헌법률심판'은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것이어서 효력이 정지되면 모든 사건에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는 해석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헌법소원'은 개인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것이어서 해당 조항의 효력 정지가 모든 사건에 확장되기 어렵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헌법소원 재판이 종결되면 효력 정지는 풀려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헌법재판관 7명이 심리한다는 핵심 규정의 적용을 배제한 것은 누구의 판단이냐"면서 "헌법재판소장 대행은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아 민주적 정당성이 약하고, 헌법재판관 전원회의도 6명밖에 되지 않아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어떤 사건으로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1항의 효력이 전면 정지되었는지, 김정원 사무처장의 답변에 오류가 있었는지, 모든 사건에 다 적용된다고 본 정확한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국민 앞에 명확히 밝혀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은 전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 전까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이 헌법재판관 임명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 제동을 건 바 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