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배당주 투자 여전히 유효...밸류업 종목 다시 보자"[박한신의 즐거운 배당]
[마켓PRO]"배당주 투자 여전히 유효...밸류업 종목 다시 보자"[박한신의 즐거운 배당]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현 정부에서 추진한 '밸류업 정책'이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밸류업 정책을 이끌어왔던 금융주가 외국인 대량 매도에 급락하는 등 실제 큰 변동성을 겪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밸류업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밸류업 정책은 정권에 관계 없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추진되는 큰 흐름이라는 점에서다.

ROE 높이는 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책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배당주 투자전략 : 느리지만 올바른 방향'이라는 제목에 보고서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을 '낮은 주주환원'과 '재무적인 요인'으로 분석했다. 재무적인 요인이란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이익 증가율을 의미한다.

염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낮은 ROE는 순이익 증가율은 낮은데 비해 자본이 비대해진 데 따른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기업들에 낮은 부채비율을 장려하면서 사내유보금 과세를 폐지했다. 그 결과 기업들은 배당 등 주주환원 대신 이익잉여금을 자본에 쌓기 시작했다. 그 결과 기업 안정성은 높아졌지만 ROE 등 자본 효율성 지표는 악화됐다.

기업들은 배당보다 이익 잉여금을 유보해 자본을 늘리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 같은 기업들의 선택으로 인해 현재 한국 기업의 유보율은 2000%에 이른다. 안정적 기업의 기준이 유보율 500%라는 점을 고려하면 과도한 수준이다.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은 낮은 ROE를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저성장 구조에서 이는 배당을 늘리는 등 주주환원을 통해 자본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능하다.

금리 인하 국면…배당주 투자 환경 조성돼
이 같은 정책적 당위성 외 투자자 입장에서도 배당주를 선택할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미국 중앙은행(Fed, 연준)이 올해 9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통화정책 완화사이클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시장금리 하락 구간에서는 배당주 성과가 좋았다. 금리 하락이 '저위험 저소득'인 예금 대신 '중위험 중소득' 배당주로 수요를 이동시키기 때문이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로 살펴본 성과도 이를 나타낸다. 해당 지수는 금리 상승 구간인 2021~2022년에는 부진한 성과를 보였지만 그 반대인 2023~2024년에는 강세를 보였다. 밸류업 ETF 상장으로 추가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

수급 측면에서도 밸류업 종목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염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 순매수한 외국인을 국적별로 나눠 분석한 결과 배당금과 안정적 인컴을 선호하는 유럽계가 상위에 위치했다. 밸류업 종목에 외국인 자금이 추가 유입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염 연구원은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는 과정에서도 외국인은 밸류업 ETF의 경우 상장 이후 2달 간 5조원 이상을 순매수했다"며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기업 주식은 여전히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