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농협금융지주의 차기 회장과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선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 통상 농협금융 회장은 정·관계와 긴밀한 소통이 가능한 고위직 관료 출신이 맡아왔는데, 탄핵 정국으로 적합한 후보를 물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내년부터 농협금융을 이끌 차기 회장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 경제 부처의 고위 관료 출신 인사들을 접촉하고 있는 농협금융은 연말께 차기 회장을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임 농협금융 회장인 이석준 회장이 2022년 12월 12일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된 것과 비교하면 회장 선임 절차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을 포함해 총 7명의 역대 농협금융 회장 중 농협 내부 출신 인사는 초대 신충식 회장과 전임 손병환 회장 등 두 명뿐이다. 나머지 5명은 경제 관료 출신이었다.

지주 회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농협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농협은행의 차기 행장 선임 절차도 지연되고 있다. 이석용 현 농협은행장은 이 회장이 선임된 이후 열흘 뒤인 22일에 행장으로 내정됐다. 이 회장과 이 행장 모두 임기가 올해 말까지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인사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이번엔 차기 농협금융 회장과 농협은행장을 함께 선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차기 농협은행장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같은 경남 출신인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과 강신노 농협은행 리스크관리부문 부행장, 최영식 농협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