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AI의 빛과 그림자
인공지능(AI)은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쓰는 혁명적인 기술이다. 그렇기에 올해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은 AI가 혁명적 기술이라는 것을 반증하듯이 AI 연구 분야에서 나왔다. 물리학상은 AI의 기반 기술인 기계학습 연구의 지평을 연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계학습은 챗GPT 등 생성형 AI의 기초가 되고 있다. 화학상은 영국의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받았는데 단백질 구조를 예측한 AI 모델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AI는 과학 분야 연구에 광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는 새로운 약과 병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절대적인 공헌을 한다. AI는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제약업계뿐만 아니라 방대한 태양전지의 신소재 후보군에서 가장 우수한 소재를 골라내는 분야에도 특화돼 있다. 자동운전도 AI가 주변 사람과 자동차를 식별해 자동운전의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힌턴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향후 5년 안에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AI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AI가 인류의 생각을 대체하는 상황이 전개되면 인류에 해악이 되는 기술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어 하루빨리 AI에 관한 국제적인 규제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학상 수상자 허사비스 CEO도 힌턴 교수와 마찬가지로 AI가 인간에게 해악을 끼칠 우려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안전하게 AI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국제 협력을 구축할 것을 강조했다.

AI 기술의 부정적 측면으로 AI에 너무 의존하면 인간의 사고 능력이 크게 저하될 것이란 우려를 흔히 거론한다. 사람들이 사고력을 갖고 생각하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편리한 데이터를 사용하려고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AI 정보를 이용하려면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데 각국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어 자원 소비가 많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다. 분야별로 많은 일을 다양하게 하던 사람들이 필요 없어지고 고용 창출이 크게 위축되는 점도 AI의 미래가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논문이나 책 등 고유의 저작권을 AI에 학습시키기 위해 마음대로 사용하는 중이어서 저작권 보호도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AI의 안전성 확보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은 AI 개발과 운용을 포괄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AI법’을 제정했다. 일본도 AI 사업자를 상대로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있지만 AI 분야 경쟁에 늦게 진입하는 바람에 미국과 중국에 크게 밀린다. 일본 학계에서는 생화학 연구에서 인접 분야 연구와 융합하면 속도와 효율이 높아지는데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인재 확보를 시급히 해 나가야 국제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르면 2045년 세계 인구의 40% 이상이 AI 확산 여파로 고용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선진국들은 인구의 60% 넘게 고용이 축소돼 임금 감소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지적했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우리의 삶에 AI 기술이 활용되지 않는 분야가 없을 것”이라고 공통으로 언급하듯이 우리는 분명하게 ‘AI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 만큼 AI 분야 연구와 인재 육성이 시급하다. AI 기술은 현재 진행형이고 무한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해 나갈 것이기에 국가전략산업으로 나라의 힘을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