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17일(현지시간) 장중 130달러 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빅테크 AI칩 개발 나서자…엔비디아 주가 곤두박질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1.22% 내린 130.39달러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에는 4% 가까이 급락하면서 127달러 아래로 빠지기도 했다. 지난 12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주가가 장중 130달러를 밑돈 것은 올 10월 15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올 들어 현재까지 엔비디아 주가 상승률은 166%에 이른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달 12일 기록한 종가 기준 최고가(148.28달러) 대비 10% 넘게 하락했다. 한때 가장 비싼 주식으로 꼽힌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3조1720억달러로, 1위인 애플(3조8240억달러)과 2위 마이크로소프트(MS·3조3770억달러)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주가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AI 칩 시장에서 구글과 메타, 애플 등 빅테크가 브로드컴과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며 ‘탈엔비디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월가는 AI 열풍에 새로운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엔비디아뿐 아니라 더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엔비디아 대신 브로드컴, 마벨테크놀로지 등 다른 주식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니컬러스 컬러스 데이터트랙리서치 공동 설립자는 엔비디아 시총은 최고점 이후 4130억달러 쪼그라든 반면 브로드컴은 3020억달러, 마벨은 270억달러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올해 주식시장을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었지만, 같은 일을 하는 다른 많은 배의 노가 물속에 있다”며 “눈에 띄지 않지만 계속해서 일을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로드컴 주가는 이날 4.91% 빠졌지만 앞서 이틀간 40%가량 폭등했다.

다만 투자분석업체 울프리서치는 엔비디아에 대해 “AI 분야의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수년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