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패션플랫폼 무신사에 입점한 대형 브랜드가 오리털 비율을 속인 저품질 덕다운패딩을 판매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수천 장이 판매됐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무신사의 관리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18일부터 플랫폼에 입점한 L사의 모든 제품 판매를 2주간 중단했다. L사는 무신사에서 수백 종의 의류를 판매하는 업체로 현재는 상품 판매 페이지 자체를 검색할 수 없다. L사의 판매 중단은 징벌 차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L사가 판매한 덕다운패딩에 오리가슴털 충전재 비율이 제품 광고와 달리 허위로 기재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L사가 출시한 이 제품의 가격은 6만~10만원대지만 할인행사를 통해 4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어 인기가 많았다. 회사는 덕다운패딩의 충전재가 오리가슴털(솜털) 80%, 오리깃털 20%로 구성됐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문제 제기로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서 시험해본 결과 솜털 비중이 2.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운패딩에서 솜털은 보온성을 좌우한다. 깃털은 가격이 솜털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업계에선 중국산 오리털 충전재 가격이 치솟자 업체가 싼 깃털 함량을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L사 다운패딩을 구매한 소비자에겐 100% 환불 조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무신사의 입점사 관리 부실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L사는 무신사 내 판매액 상위권을 다투는 인기 브랜드다. L사는 이달 초 유명 브랜드 지퍼를 도용한 가짜 지퍼를 사용한 게 드러나 논란을 빚기도 했다.

L사는 무신사 외에 다른 패션·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여전히 해당 패딩을 파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환국 제이앤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의류업체가 표시된 성분과 다른 소재로 제품을 제작해 광고했다면 표시광고법의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금지’ 조항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희원/라현진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