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유 수출 증가에 3일만의 상승…'매파적 인하'로 상승폭 제한 [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 감소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상승 폭은 제한됐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5달러(0.71%) 높아진 배럴당 70.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2월 인도분 가격은 0.2달러(0.27%) 상승한 배럴당 73.39달러로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3거래일 만에 동반 상승했다. 장중 한때 배럴당 1달러 이상 올랐다가 오후 들어 상승세가 약화했다.
美 원유 수출 증가에 3일만의 상승…'매파적 인하'로 상승폭 제한 [오늘의 유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달 9~13일 미국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93만4000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4주 연속 감소세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수출은 하루 평균 489만5000배럴로, 전주보다 179만6000배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지난 7월 마지막 주 이후 최고치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쳐스그룹 애널리스트는 "몇 주 전의 부정적 분위기에서 벗어나 수요에 대한 낙관론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의의 생산 할당량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에너지부는 "최근 주요 유전에서 완료된 수리는 생산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지만, 내년에도 OPEC+ 협정에 따라 원유 생산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그러나 Fed 발표 이후 국제 유가는 상승 폭을 줄이며 하락세로 전환됐다. Fed는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줄이겠다고 발표하며 향후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시장에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인하'로 평가받았다. 알렉스 호데스 스톤엑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금리 인하는 이미 시장에 반영된 상태였다"며 "투자자들은 Fed의 향후 금리 전망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 인하로 인한 달러 강세도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는 원유의 매력을 떨어뜨려 유가에 부담을 줬다. 블룸버그달러현물지수는 이날 0.9% 상승해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 파운드, 스위스 프랑은 달러 대비 1% 하락했다. 존 번 스트래터지캐스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 내년은 모든 조건이 적절히 맞아떨어져야 하는 해"라며 "달러 강세는 (원유) 투자자에게 가장 불리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