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8일(현지시간)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과정에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8일(현지시간)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과정에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통화 완화 속도를 늦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 블룸버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8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연방기금 금리 목표)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낮은 4.25~4.50%로 낮췄다고 전했다. 다만 9월 회의에서 “내년에 0.25%포인트씩 4번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했던 전망이 “2번 인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으로 바뀌었다.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전망에 달러가치가 급등했다. 블룸버그 달러 스팟 지수는 18일(현지시간) 0.9% 상승하며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유로, 파운드, 스위스프랑 등 주요 통화가 달러 대비 약 1% 하락했고, 위안화는 202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 지수는 올해 들어 7% 이상 상승하며 선진국 통화 전반에 대해 강세를 띠고 있다. 스카일러 몽고메리 코닝 바클레이스 외환 전략가는 “강력한 경제 지표가 연준의 정책 기대를 더욱 매파적으로 변화시키며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헬렌 기븐 모넥스 외환 트레이더는 “연준이 무역 정책 변화로 인한 잠재적 인플레이션 영향을 점차 고려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내년 1월까지 달러 강세를 유지하거나 약세를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요 무역 파트너국에 대한 강력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점 역시 달러 강세 랠리에 일조했다. 미국 경제가 주요국 대비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많은 중앙은행들은 경기 부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차입 비용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파레시 우파드히아야 아문디 애셋 매니지먼트 통화전략이사는 “연준의 발표가 매파적 기조를 부인할 수 없게 만들었다”며 “이는 미국 경제의 독보적 성장과 함께 달러 강세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신흥시장 통화 지수는 0.4% 하락하며 8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 대비 약 3% 약세를 보이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브라질의 재정 위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브렌든 맥케나 웰스파고 신흥시장 경제학자는 “통화 정책 방향성과 기타 요인들이 맞물리며 달러는 2025년까지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웰스파고는 내년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 평균 5~6%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월가 전문가들은 달러가 내년 중반에 정점을 찍고 2025년 하반기부터는 주요국의 금리 인하로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를 띠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축소 신호에 달러가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블룸버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축소 신호에 달러가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블룸버그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