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반기 연례 연설을 하는 제롬 파월 Fed 의장. 사진=연합EPA
지난 7월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반기 연례 연설을 하는 제롬 파월 Fed 의장. 사진=연합EPA
예상보다 매파적인 미국 중앙은행(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대해 우리 증권가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달러 강세가 예상되면서 간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50원을 돌파하기도 해서다. 환율 상승이 전망되면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유입되기 어렵다.

다만 그동안 상승 행진을 지속해온 미국 증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18일(현지시간) 미 Fed는 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대비 0.25%포인트 낮은 4.25~4.50%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대로였지만, 내년 말 기준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기존 3.4%에서 3.9%로 0.5%포인트 상향했다. 내년 기준금리 인하폭 전망치가 기존 1%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후퇴했다.

Fed는 요약경제전망(SEP)에서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9월 2%에서 2.1%로 상향했다.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의 경우 내년 말 기준으로 2.5%로 전망됐다. 이는 9월 2.1%에 비해 높아진 것이다.

이남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Fed가 내놓은) 이번 전망의 의의는 불확실성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이 펼칠 정책의 영향을 Fed 위원들의 눈을 통해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위원들은 트럼프 정책의 경제적 영향을 인플레이션의 상방 압력과 중립 금리의 상승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주식시장에도 좋을 게 없다는 평가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결과가) 한국 주식시장에 미치는 주요 영향은 원·달러 환율”이라며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따른) 달러 강세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야간 시장에서 장중 1450원에 도달하는 등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환율을 고려할 때 왼국인 투자자금이 한국 주식시장에 추세적으로 유입되는 걸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도 우려됐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에 따라 금리 정책의 방향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게다가 미국 주가는 2년째 20% 이상 올랐고 최근 낙관심리도 크게 늘어났기에, 누적된 피로에 따른 주가 조정이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주식시장도 이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변동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정환 연구원은 “지난 7월부터 코스피와 글로벌 증시의 디커플링이 지속됐고, 내년 하반기 재정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한다는 점은 하방 경직성을 담보하는 요인”이라며 “상대적인 변동성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에 대해 “당분간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본격적인 상승 기대는 1분기 말부터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반면 허재환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나타내는 기업의 주가가 이번에 하락하면 중기적인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반면 국내 증시에 대해서는 “달러 강세로 인한 압박은 여전하다”며 “방어적 업종과 환율 상승 수혜 업종에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