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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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떨고 있니"...브라질 채권, 환율·금리인상 이중고 [양현주의 슈퍼리치 레시피]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브라질 채권에 대한 투자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헤알화 가치가 하락하는 동시에 브라질 중앙은행이 금리인상까지 단행한 영향이다.

19일 원·헤알화 환율은 230.87원으로 지난 1월 1일 266.76원 대비 13.76% 하락했다.

브라질 채권은 특히 환율 변동을 주의해야 하는 상품이다.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 가치가 떨어지면 이자 수익보다 환율에 따른 손실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들은 환율로만 13.76% 손실을 본 셈이다.

헤알화 가치가 급락한 건 룰라 정부의 확장 재정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지난 9월 발표된 4차 재정 리뷰에서는 올해 적자 규모가 683억 헤알로 3차 평가 대비 12%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 역시 신흥국 환율에 큰 위협요인이다. 해외 투자금이 미국으로 쏠리며 헤알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헤알화 약세로 인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지자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 인상으로 돌아선 점 역시 악재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9월과 11일 금리를 각각 25bp(1bp=0.01%포인트), 50bp 인상한 이후 12월엔 만장일치로 또 한 번 100bp 인상했다.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기준금리 인상 수준(75bp 인상)을 웃도는 수치다. 더불어 내년에도 두번에 걸쳐 100bp 수준의 기준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가이던스대로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최종 기준 금리 레벨은 14.25%를 상회할 수 있다.

이 같은 소식에 브라질 국채 금리도 덩달아 상승했다. 브라질 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달 7일 13.06%에서 지난 13일 15.00%로 뛰었다. 브라질 국채 금리가 상승추세에 놓여 있어 만기까지 가져가지 않고 매도하게 되면 손실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브라질 국채에 보수적인 접근을 조언하고 있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 상승 리스크는 여전하다"면서도 "다만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외환 손실이 제한적이었던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하락보다 헤알화 가치 회복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해 장기물보다 단기물을 더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지백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GDP 내 수출 의존도는 40%로 브라질의 15%를 크게 상회한다"며 "원화의 상대적 약세로 당분간 달러·헤알 환율 대비 원·헤알화 환율의 우호적인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