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듀퐁도 '코인 결제' 허용…명품업체들 암호화폐 받는 속내 [안혜원의 명품의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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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원의 명품의세계] 72회
북미 지역 구찌 매장에서는 비트코인·이더리움·도지코인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10여종으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했다. 매장 직원이 이메일로 링크를 전송하면 고객이 링크를 클릭해 QR코드를 스캔하면 결제가 이뤄지는 식이다.
테슬라, 페이팔 같은 이른바 '혁신기업'들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명품 패션업계에서도 이처럼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로 큰 돈을 번 '신흥 부자'들을 새로운 소비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업계는 이 같은 시도가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가 가파른 것도 영향을 줬다. 데이비드 프린케이 바이낸스 프랑스 사장은 "(암호화폐 결제와 관련해) 상당히 많은 문의가 있었으며 관심을 끌고 있다. 다른 명품 브랜드와도 암호화폐 결제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스티 듀퐁도 이달 안에 파리 매장 두 곳에서 암호화폐 결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 크루즈 업체 버진 보야지도 이달부터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 크루즈선을 타고 최대 1년간 항해할 수 있는 연간 패스로 가격은 12만달러(약 1억7300만원)에 달한다.
앞서 발렌시아가도 고객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온라인과 미국 내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게끔 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 역시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케링그룹은 구찌를 통해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전 브랜드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실험 중이다. 구찌는 선도적으로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하면서 초기 '락인 효과'를 노리는 측면도 있다.
최근 디지털 자산을 이용해 명품을 구매한 유명 인플루언서 유니스 웅의 사례는 명품업체들 속내를 짐작할 만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는 암호화폐 옹호자들 사이에선 ‘유니콘’이라는 애칭으로 잘 알려져 있는 유명 투자자인데, 최근 암호화폐로 오데마 피게 ‘로얄오크’를 비롯해 명품 시계를 몇 개 샀다고 알렸다. 그런데 그가 명품을 구입한 곳은 정식 매장이 아닌 리셀 등 2차 시장이다. 현재 명품업체들이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곳이 얼마 없는 데다가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한다 해도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니스 웅은 "명품 매장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나는 지금 당장 물건을 사길 원한다. 앞으로도 명품을 구매한다면 매장을 통해서가 아니라 2차 시장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수요를 잡으려면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이 시급하다는 게 명품 브랜드들 속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결제업체인 트리플A의 연구를 보면 2025년까지 글로벌 명품시장의 약 50%는 밀레니얼 세대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밀레니얼 세대 중 백만장자(달러 기준)의 절반은 자신의 부 25% 이상을 암호화폐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테슬라, 페이팔 같은 이른바 '혁신기업'들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명품 패션업계에서도 이처럼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로 큰 돈을 번 '신흥 부자'들을 새로운 소비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암호화폐 결제 도입하는 명품들
19일 외신과 명품업계 등에 따르면 프랑스 3대 백화점으로 꼽히는 파리 쁘렝땅 백화점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프랑스 금융기술회사 리지(Lyzi)와 협력해 자사 매장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암호화폐 결제를 받는다. 유럽 백화점 가운데 첫 사례로 알려졌다.업계는 이 같은 시도가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가 가파른 것도 영향을 줬다. 데이비드 프린케이 바이낸스 프랑스 사장은 "(암호화폐 결제와 관련해) 상당히 많은 문의가 있었으며 관심을 끌고 있다. 다른 명품 브랜드와도 암호화폐 결제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스티 듀퐁도 이달 안에 파리 매장 두 곳에서 암호화폐 결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 크루즈 업체 버진 보야지도 이달부터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 크루즈선을 타고 최대 1년간 항해할 수 있는 연간 패스로 가격은 12만달러(약 1억7300만원)에 달한다.
앞서 발렌시아가도 고객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온라인과 미국 내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게끔 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 역시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케링그룹은 구찌를 통해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전 브랜드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실험 중이다. 구찌는 선도적으로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하면서 초기 '락인 효과'를 노리는 측면도 있다.
"돈 많은 MZ들 암호화폐 쓴다"
이처럼 명품업체들이 암호화폐와 접점을 늘려가는 것은 경기 악화 등으로 명품 소비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암호화폐 투자로 돈을 번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새로운 소비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라 할 수 있다.최근 디지털 자산을 이용해 명품을 구매한 유명 인플루언서 유니스 웅의 사례는 명품업체들 속내를 짐작할 만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는 암호화폐 옹호자들 사이에선 ‘유니콘’이라는 애칭으로 잘 알려져 있는 유명 투자자인데, 최근 암호화폐로 오데마 피게 ‘로얄오크’를 비롯해 명품 시계를 몇 개 샀다고 알렸다. 그런데 그가 명품을 구입한 곳은 정식 매장이 아닌 리셀 등 2차 시장이다. 현재 명품업체들이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곳이 얼마 없는 데다가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한다 해도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니스 웅은 "명품 매장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나는 지금 당장 물건을 사길 원한다. 앞으로도 명품을 구매한다면 매장을 통해서가 아니라 2차 시장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수요를 잡으려면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이 시급하다는 게 명품 브랜드들 속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결제업체인 트리플A의 연구를 보면 2025년까지 글로벌 명품시장의 약 50%는 밀레니얼 세대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밀레니얼 세대 중 백만장자(달러 기준)의 절반은 자신의 부 25% 이상을 암호화폐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