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단기 불황…삼성, 내년 2분기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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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D램 3위 기업 미국 마이크론이 내년 1분기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 전망치를 발표했습니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현실화되는 모습인데요.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단기 불황에 직면했다는 평가입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마이크론 전망치를 보니 우리 기업들 실적도 우려됩니다.
<기자> 네. 전체 반도체 시장의 단기 불황은 확실해 보입니다. IT 시장 전반이 침체돼 있어서 PC와 모바일, 자동차 전장 산업의 반도체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D램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은 낸드플래시는 공급과잉으로 가격 하락 영향이 예상보다 큽니다.
단 하나 수요가 살아있는 시장이라면 AI 데이터센터 쪽인데요. 마이크론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HBM을 포함한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 대비 400%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마이크론의 그래픽, 서버 클라우드 사업을 담당하는 CNBU(Compute and Network) 사업부 매출은 44억 달러를 기록해 전분기 보다 46% 성장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내년 1월 초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SK하이닉스도 같은 달 말에 실적을 공개합니다. 마이크론 실적에서 볼 수 있는 범용반도체 부진 영향이 그대로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눈높이를 낮춰 놓은 상태죠.
<기자> 네. 아직 HBM 특수를 누리지 못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부진이 눈에 띌 것으로 보입니다.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전분기 3조 8천억 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SK하이닉스도 범용반도체 부진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4분기 D램 내 HBM 매출 비중이 35~40% 수준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면 HBM 매출만 5조 원 가까이 나옵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4분기 8조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HBM 특수 차이가 이렇게 실적을 극명하게 갈라 놓네요. 반도체 단기 불황이라면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건가요?
<기자> 힌트를 하나 얻자면, 마이크론은 실적 발표에서 내년 하반기에나 IT 시장 개선이 이뤄진다고 봤습니다. 즉 지금과 같은 반도체 업황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진다는 이야기인데요.
마이크론도 이번 실적 발표에서 2025년도 HBM 물량이 완판됐다며 2026년에는 HBM4 양산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메모리 기업들이 설비투자는 줄이는 대신 기존 D램 공정을 HBM으로 전환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HBM3E 공급 확대 지연이 계속된다면 내년 1분기 실적 차이는 더 크게 갈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 내년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은 13조 원 규모로 비슷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D램 영업이익은 2배 정도 차이가 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HBM3E 엔비디아 공급을 확대해야만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HBM3E 보단 내년 상반기에 HBM4 테스트를 통과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HBM3E 시장에선 SK하이닉스 독주를 막기엔 시기를 놓쳤다는 평가입니다. 엔비디아 차세대 GPU 루빈 출시가 내년 하반기로 앞당겨 지면서 퀄테스트가 늦어도 내년 2분기에 진행될텐데, 여기서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는 게 가장 큰 과제입니다.
희망적인 것은 구글과 메타, 애플과 브로드컴 등 AI 칩 자체 개발 시도가 늘어나면서 HBM 수요도 다변화된다는 것입니다. 엔비디아를 잡는 것 못지 않게 다양한 빅테크들을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