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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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김성제 감독이 범죄 장르로 영화를 만든 이유를 밝혔다.

19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김성제 감독과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박지환, 김종수가 참석했다.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은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연출을 맡은 김성제 감독은 "보고타는 범죄 도시는 아닐테지만 먼 곳으로 떠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넓은 세계로 떠난 사람들이 작은 도시에서 갈등을 빚다보니 극단으로 가서 범죄물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찍 어른이 된 청년의 감정을 위해 이 장르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1990년대 당시 콜롬비아 보고타를 방문한 적이 있는 제작사 대표는 외국에서 살아가는 한인들의 흥미로운 삶을 목격하였고, 그로부터 모티브를 얻어 영화를 기획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직접 콜롬비아에 여러 차례 방문한 김성제 감독은 현지에서 터를 잡고 생활하는 한인들을 인터뷰하며 극에 리얼리티를 더해나갔다. IMF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한국인들이 생소한 타국에서 자리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1997년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현실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앞서 넷플릭스 '수리남'이 수리남을 마약과 부패에 찌든 국가로 묘사하면서 수리남 외무장관의 항의를 받은 바 있다.

김 감독은 "그런 종류의 구설에 휘말릴까 조심한 건 없다"며 "포브스에도 나온 80년대에 활동한 마약왕이 93년도에 보고타에서 죽은 걸 봤다. 이 영화 속에서 내가 설정한 시간 이전의 10년은 실제로 보고타가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가 촬영한 당시에도 여진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고, 장르적 허구를 부르려 애쓴 건 아니고 나라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의도보다 현실적인 소재와 디테일을 가지고 서사를 다뤘다. 현지 프로덕션과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미국인들이 더 험한 작품을 만들어 우리 영화는 아무렇지 않게 반응했다"고 부연했다.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은 오는 31일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