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의 대주주 포르쉐-피에히 가문이 독일 내 공장 폐쇄를 포함한 구조조정 계획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배당금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자 노조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기로 한 것이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피에히 가문은 최근 열린 이사회 회의에서 폭스바겐의 사업 규모 조정 계획에 확고한 지지를 밝혔다. 이는 9월 발표된 구조조정 계획이 지연되자 노조와의 갈등을 피하려던 기존 입장에서 강경한 태도로 선회한 것이다.

폭스바겐 경영진은 유럽 내 판매 부진과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로 독일 공장 폐쇄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회사 이사회의 절반을 차지한 노조는 ‘단 한 곳의 공장도 폐쇄되지 않을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약속했다.

노조 측은 “비용 절감이 단기적으로는 이익률을 개선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유럽과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폭스바겐의 입장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폭스바겐 경영진은 최근 몇 주간 노동자들과 협상을 이어왔으며, 이 과정에서 두 차례 파업이 발생했다. 경영진과 노조는 크리스마스 전까지 공식적인 임금 협상을 마무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최근 36시간 동안 진행된 5차 협상은 잠정 중단됐으며, 양측은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피에히 가문은 최근 노조가 제안한 절충안을 거부하며 “비용 효율성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 없이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