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바닥 멀었다 … PBR 0.8배 깨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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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당시 역사적 저점 근접
주력 업종 경쟁력 잃고 美로 쏠림
Fed 금리 인하 속도조절 여파
국내 시총 상위 10개 종목 하락
'트럼프 수혜주' 조선·방산은 선방대내외 악재에 2450선 붕괴
주력 업종 경쟁력 잃고 美로 쏠림
Fed 금리 인하 속도조절 여파
국내 시총 상위 10개 종목 하락
'트럼프 수혜주' 조선·방산은 선방대내외 악재에 2450선 붕괴
국내 증시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바닥론’이 힘을 잃고 있다. 증시가 역사적 저점까지 내려왔지만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흔들리고 투자자의 미국 쏠림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조선, 방위산업 등 대외 여건이 좋은 소수 업종만 버티는 모양새다.
○“역사적 저점 깨지나”
19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3배로 역사적 저점 수준이다. 미국(4.64), 유럽(1.9)은 물론이고 일본(1.37)과 중국(1.17)에도 못 미친다. PBR은 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1보다 낮으면 주가가 청산 가치를 밑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역사적 저점을 PBR 0.8배가량으로 보고 있다. 그 이하로 내려간 적은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3월 외에는 없었다. 이를 이유로 내년엔 국내 증시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부담을 가진 미국 시장보다 나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예고한 영향으로 이날 코스피지수가 1.95% 빠지면서 새로운 저점이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증시는 S&P500지수가 올 들어 약 24% 오르는 등 조정받을 여지라도 있지만 한국은 지속적으로 악재만 골라서 반응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 코스피지수는 수치로만 보면 반등이 나올 때가 이미 지났다”며 “여기에서 더 떨어지면 장기 저점을 새로 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글로벌 기술 혁신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한국 증시가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기술 혁명이 이뤄지고 있지만 한국 기업은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위기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수 업종만 버텨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은 모두 급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3.28%), SK하이닉스(-4.63%), LG에너지솔루션(-2.49%), 현대차(-2.08%) 등 대표 기업 주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다만 조선과 방산주는 하락장에서도 상승세를 그렸다. HD현대중공업이 5.15% 오른 것을 비롯해 HD한국조선해양이 2.39% 올랐고, HD현대마린엔진은 7.8% 급등했다. LIG넥스원(3.51%)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5%) 등 대표 방산주도 올랐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흔들리면서 경기에 민감하거나 미래가 불확실한 주력 섹터보다는 조선과 방산 등 확실하게 성장이 나오는 쪽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조선, 방산주 선전이 ‘트럼프 트레이딩’ 성격을 띠고 있다고 분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성향에 따라 국내 업종 희비가 엇갈린다는 얘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력 산업 부진의 근저에는 경쟁력 저하도 있지만 트럼프 2기의 정책적 불확실성이 깔려 있다”며 “조선과 방산은 트럼프 당선인이 먼저 손을 내밀 정도여서 오히려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역사적 저점 깨지나”
19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3배로 역사적 저점 수준이다. 미국(4.64), 유럽(1.9)은 물론이고 일본(1.37)과 중국(1.17)에도 못 미친다. PBR은 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1보다 낮으면 주가가 청산 가치를 밑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역사적 저점을 PBR 0.8배가량으로 보고 있다. 그 이하로 내려간 적은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3월 외에는 없었다. 이를 이유로 내년엔 국내 증시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부담을 가진 미국 시장보다 나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예고한 영향으로 이날 코스피지수가 1.95% 빠지면서 새로운 저점이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증시는 S&P500지수가 올 들어 약 24% 오르는 등 조정받을 여지라도 있지만 한국은 지속적으로 악재만 골라서 반응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 코스피지수는 수치로만 보면 반등이 나올 때가 이미 지났다”며 “여기에서 더 떨어지면 장기 저점을 새로 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글로벌 기술 혁신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한국 증시가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기술 혁명이 이뤄지고 있지만 한국 기업은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위기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수 업종만 버텨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은 모두 급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3.28%), SK하이닉스(-4.63%), LG에너지솔루션(-2.49%), 현대차(-2.08%) 등 대표 기업 주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다만 조선과 방산주는 하락장에서도 상승세를 그렸다. HD현대중공업이 5.15% 오른 것을 비롯해 HD한국조선해양이 2.39% 올랐고, HD현대마린엔진은 7.8% 급등했다. LIG넥스원(3.51%)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5%) 등 대표 방산주도 올랐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흔들리면서 경기에 민감하거나 미래가 불확실한 주력 섹터보다는 조선과 방산 등 확실하게 성장이 나오는 쪽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조선, 방산주 선전이 ‘트럼프 트레이딩’ 성격을 띠고 있다고 분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성향에 따라 국내 업종 희비가 엇갈린다는 얘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력 산업 부진의 근저에는 경쟁력 저하도 있지만 트럼프 2기의 정책적 불확실성이 깔려 있다”며 “조선과 방산은 트럼프 당선인이 먼저 손을 내밀 정도여서 오히려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