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검사'의 네 번째 도전…홍준표 이번엔 다를까 [정치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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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경선·19대 대선·20대 경선 이어
네 번째 대권 도전 의지 밝힌 홍준표
"대선 나갈 것 국민 대부분 다 안다"
네 번째 대권 도전 의지 밝힌 홍준표
"대선 나갈 것 국민 대부분 다 안다"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세를 얻으며 1996년 정계에 입문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네 번째 대권 도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조기 대선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돼야 열리지만, 홍 시장은 탄핵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일찌감치 차기 대권 레이스를 시작한 모습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홍 시장은 언론 인터뷰, 지지자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 등에서 차기 대권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19일 공개된 월간조선과 인터뷰에서 "어차피 내가 다시 한번 대선에 나간다는 것은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청년의꿈'에서는 대권 도전을 응원하는 지지자들에게 "고맙다"고 호응하고 있다. 다만 홍 시장 측은 헌재 판단을 앞둔 만큼, 내부가 조심스러운 분위기이며, 아직 실무 관련 움직임은 없다고 귀띔했다.
1996년 2월 정계에 입문해 어느덧 약 29년 동안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홍 시장의 대권 도전은 이번이 네 번째다. 첫 번째 도전은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제17대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것이다. 두 번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제19대 대선이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섰다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세 번째 도전은 윤석열 대통령을 탄생시킨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었다. 이른바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 돌풍을 일으키면서 선전했지만, 끝내 윤 대통령에게 후보직을 내줬다. 그렇게 세 번의 도전을 마치고 대구로 하방(下放)한 홍 시장에게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이 발발하면서 네 번째 도전이자 기회가 주어졌다. 홍 시장이 올해 70세인 만큼,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기 대선은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해야 열릴 수 있다. 그런데도 홍 시장이 벌써 군불을 때는 이유는 무엇일까. 검사 출신인 홍 시장이 탄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홍 시장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의 '내란죄' 성립은 어렵지만, '직권남용죄' 적용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직권남용죄는 탄핵 사유는 된다"고 했다.
홍 시장은 야권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하기에 앞서 당내 경선부터 통과해야 한다. 홍 시장과 함께 거론되는 국민의힘 차기 주자들은 한동훈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등이다. 홍 시장은 이들과의 차별화 지점으로 '탄핵 대선'을 치러봤다는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홍 시장은 "대선 국면이 되면 대선 후보가 당무를 다 하게 된다. 우리 당에는 아직 오세훈 서울시장도 있고, 나도 있으니, 충분히 대선 치를 능력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박근혜 탄핵 때 '탄핵 대선'을 치러봤기 때문에, 경험이 있는 사람은 결국 나밖에 없다"고 월간조선에 자평했다. 또 홍 시장은 대선이나 총선을 앞두고 당에 영입됐던 윤 대통령과 한 전 대표를 '용병'에 빗대면서 더 이상 외부 인사로는 당을 이끌거나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소위 '용병 불가론'을 주창하고 있다. 이런 홍 시장의 주장은 당에서 실력을 행사하는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교적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중진인 나경원 의원은 "홍 시장의 용병 불가론에 적극 공감한다"고 했다.
거론되는 보수 진영 잠룡들 가운데 유일하게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고집한 점도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주목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홍 시장이 끝까지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한 건 강성 보수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라면서 "직전 대선 경선에서 민심(일반 여론조사)은 윤 대통령에 앞섰지만, 당심(당원 투표)에서 많이 밀렸던 것을 의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의 민심으로 보면 홍 시장은 약(弱)보다는 강(强)에 가까운 후보로 분류된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탄핵안 국회 통과 이후인 지난 16~17일 성인 1036명에게 '범보수 진영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해 지난 1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홍 시장(10.1%)은 유승민 전 의원(16.6%), 한동훈 전 대표(11.4%)에 이어 오차범위 내 3위였다. 오 시장은 8.1%, 안 의원 6.6%,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5.9% 등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응답을 보수층으로 한정하면 홍 시장은 20.9%로 오차범위 내 1위로 올라섰다. 한 전 대표는 19.1%, 오 시장 15.8%였다. 또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봐도 한 전 대표 24.4%, 홍 시장 23.8%, 오 시장 21.9%로 상위권이었다. 이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응답률은 3.6%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정치권에 따르면 홍 시장은 언론 인터뷰, 지지자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 등에서 차기 대권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19일 공개된 월간조선과 인터뷰에서 "어차피 내가 다시 한번 대선에 나간다는 것은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청년의꿈'에서는 대권 도전을 응원하는 지지자들에게 "고맙다"고 호응하고 있다. 다만 홍 시장 측은 헌재 판단을 앞둔 만큼, 내부가 조심스러운 분위기이며, 아직 실무 관련 움직임은 없다고 귀띔했다.
1996년 2월 정계에 입문해 어느덧 약 29년 동안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홍 시장의 대권 도전은 이번이 네 번째다. 첫 번째 도전은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제17대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것이다. 두 번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제19대 대선이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섰다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세 번째 도전은 윤석열 대통령을 탄생시킨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었다. 이른바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 돌풍을 일으키면서 선전했지만, 끝내 윤 대통령에게 후보직을 내줬다. 그렇게 세 번의 도전을 마치고 대구로 하방(下放)한 홍 시장에게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이 발발하면서 네 번째 도전이자 기회가 주어졌다. 홍 시장이 올해 70세인 만큼,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기 대선은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해야 열릴 수 있다. 그런데도 홍 시장이 벌써 군불을 때는 이유는 무엇일까. 검사 출신인 홍 시장이 탄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홍 시장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의 '내란죄' 성립은 어렵지만, '직권남용죄' 적용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직권남용죄는 탄핵 사유는 된다"고 했다.
홍 시장은 야권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하기에 앞서 당내 경선부터 통과해야 한다. 홍 시장과 함께 거론되는 국민의힘 차기 주자들은 한동훈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등이다. 홍 시장은 이들과의 차별화 지점으로 '탄핵 대선'을 치러봤다는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홍 시장은 "대선 국면이 되면 대선 후보가 당무를 다 하게 된다. 우리 당에는 아직 오세훈 서울시장도 있고, 나도 있으니, 충분히 대선 치를 능력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박근혜 탄핵 때 '탄핵 대선'을 치러봤기 때문에, 경험이 있는 사람은 결국 나밖에 없다"고 월간조선에 자평했다. 또 홍 시장은 대선이나 총선을 앞두고 당에 영입됐던 윤 대통령과 한 전 대표를 '용병'에 빗대면서 더 이상 외부 인사로는 당을 이끌거나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소위 '용병 불가론'을 주창하고 있다. 이런 홍 시장의 주장은 당에서 실력을 행사하는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교적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중진인 나경원 의원은 "홍 시장의 용병 불가론에 적극 공감한다"고 했다.
거론되는 보수 진영 잠룡들 가운데 유일하게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고집한 점도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주목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홍 시장이 끝까지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한 건 강성 보수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라면서 "직전 대선 경선에서 민심(일반 여론조사)은 윤 대통령에 앞섰지만, 당심(당원 투표)에서 많이 밀렸던 것을 의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의 민심으로 보면 홍 시장은 약(弱)보다는 강(强)에 가까운 후보로 분류된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탄핵안 국회 통과 이후인 지난 16~17일 성인 1036명에게 '범보수 진영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해 지난 1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홍 시장(10.1%)은 유승민 전 의원(16.6%), 한동훈 전 대표(11.4%)에 이어 오차범위 내 3위였다. 오 시장은 8.1%, 안 의원 6.6%,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5.9% 등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응답을 보수층으로 한정하면 홍 시장은 20.9%로 오차범위 내 1위로 올라섰다. 한 전 대표는 19.1%, 오 시장 15.8%였다. 또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봐도 한 전 대표 24.4%, 홍 시장 23.8%, 오 시장 21.9%로 상위권이었다. 이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응답률은 3.6%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