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변곡점…저축은행중앙회로 쏠리는 눈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의 임기가 두 달여 남은 상황에서, 차기 회장 선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그간 당국과 발맞춰 '질서 있는 정리'를 이어오고 있는 오 회장의 연임에도 무게가 실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취임한 오 회장은 내년 2월 16일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중앙회는 정기 이사회를 통해 회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 모집을 공고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그간 저축은행중앙회장직은 통상적으로 관료 출신들의 자리로 여겨져 왔다. 실제 1973년 중앙회 출범 이후 회장에 오른 16명 가운데 14명이 모두 관료 또는 유관기관 출신이다. 민간 중에서도 유일하게 저축은행업계 출신인 오 회장이 지난 2022년 회장직에 도전했을 때에도 금융위원회 출신 인사와 '2파전'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 회장의 임기 만료가 코앞인데도, 과거와 다르게 관료 출신의 차기 회장 후보자가 거론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 탄핵정국이 본격화되면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정부 추천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 회장의 연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앙회장의 경우 선출제이기 때문에 연임 제한이 별도로 없는데다, 최근 부동산PF 부실 정리 등 저축은행업권의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중앙회장의 공백은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불안한 정국에 정부의 추천 인사가 없다는 이유로 차기 회장 선출작업이 미뤄지면 업계의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2019년 12월말 이순우 전 회장의 임기가 만료됐지만,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최종 선거가 이듬해 1월말 진행되면서 한 달이나 공백이 이어진 바 있다. 결국 차기 박재식 전 회장은 2019년 1월 21일 취임했다.

오 회장이 금융당국의 부동산PF 연착륙 정책에 발맞춰 '질서 있는 정리'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도 연임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오 회장은 PF 부실우려가 커지며 예금자들의 불안이 커졌던 지난 한 해 직접 전면에 나서 업계의 경영실적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과 리더십을 보였다. 실제 업계에서는 오 회장에 대해 "현장 사정을 면밀히 잘 알고 있는 저축은행업계 출신이기 때문에 전면에 나서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당국과의 원활한 소통을 기대하며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있었지만, 현재는 과거와 상황이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은 부동산PF와 건전성 등 과제를 안고 변곡점을 맞았다"며 "중앙회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해진 만큼, 현장과 업을 잘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