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투자 읽어주는 남자] ESG 투자서 주목받는 ‘B Corp’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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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ESG]-마켓데이터
바야흐로 인증이 범람하는 시대다.
개인은 자신의 정체성과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명품과 자격증을 추구하고, 기업들은 수많은 이니셔티브와 협회 가입에 열을 올린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표방하는 기업조차 ‘그린워싱’ 같은 위장 환경주의 함정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인증 과정 자체가 의미 있는 학습 기회가 되는 경우도 있다. ESG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가 비콥(B Corp) 인증이다. 미국의 비영리기관 비랩(B Lab)이 개발한 이 인증은 기업 구성원, 지역사회, 환경, 고객,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혜택을 다각도로 평가한다. 경영진이 B Corp 인증을 위한 문항에 마주하다 보면 놓치고 있던 기업의 경영 철학과 경쟁 전략을 찾을 수 있었다는 사례도 종종 접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미 9000여 개 기업이 B Corp 인증에 참여하고 있다.
ESG 투자 관점에서 B Corp 인증의 주목할 점은 재무적 성과다. B Corp 인증의 철학은 단순히 이윤을 극대화하는 기업을 지양하고, 사회에 미치는 간접적 부분까지 포함한 총체적 혜택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인 기업을 지향한다. 즉 회사의 수익성 극대화 외에 회사를 둘러싼 환경과 사회를 두루 고려하는 기업이 되자는 것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B Lab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B Corp 기업들은 일반 기업 대비 더 높은 성장성을 보여준다. 2019~2020년 B Corp 기업의 79%가 매출 성장을 달성한 반면, 일반 기업은 54%에 그쳤다. 2020~2021년에도 각각 85%와 61%로 격차가 유지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코로나19 사태 같은 위기 상황에서의 회복력이다. 2023년 9월 기준으로 B Corp 인증 기업의 95.6%가 사업을 유지한 반면, 일반 기업의 생존율은 87.8%에 머물렀다. 이는 이해관계자와의 건강한 관계가 위기 극복의 핵심 요인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성과의 근간은 고객 신뢰, 기업 구성원과의 관계에 있다. B Corp 인증은 단순한 가격 프리미엄이 아닌 충성 고객 확보를 통한 안정적 수익 기반 구축으로 이어진다. 즉 B Corp 기업의 고객 신뢰 관계가 만드는 필연적 충성 고객은 높은 재무적 성과를 만드는 한편 위기 상황에서의 회복 탄력성을 기대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B Corp 인증을 받은 기업은 위기 상황에서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구조조정이 아닌 직원들과의 신뢰 관계를 구축해 기업의 목적과 가치에 공감하는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몰입도를 높인다.
투자자에게 B Corp 인증은 실질적 ESG 성과 지표가 된다. 기업의 ESG 리스크가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B Corp 기업들은 IPO 시장에서 일반 기업보다 높은 비율(70% 대 56%)로 목표 자금을 조달했다. KMD Brands의 10억 뉴질랜드 달러 매출 달성은 B Corp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 기업은 B Corp 인증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 최근 10억 뉴질랜드 달러 매출을 돌파했다. 이는 B Corp 인증이 투자자에게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하는 신뢰할 수 있는 지표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B Corp 인증은 ESG 경영의 실천적 프레임워크로서 의미가 있다. 한국에서도 트리플래닛, 아이오니아 등을 시작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까다로운 인증 기준과 정기적 재심사는 오히려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가치를 제고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준섭 KB증권 ESG리서치팀장
개인은 자신의 정체성과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명품과 자격증을 추구하고, 기업들은 수많은 이니셔티브와 협회 가입에 열을 올린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표방하는 기업조차 ‘그린워싱’ 같은 위장 환경주의 함정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인증 과정 자체가 의미 있는 학습 기회가 되는 경우도 있다. ESG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가 비콥(B Corp) 인증이다. 미국의 비영리기관 비랩(B Lab)이 개발한 이 인증은 기업 구성원, 지역사회, 환경, 고객,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혜택을 다각도로 평가한다. 경영진이 B Corp 인증을 위한 문항에 마주하다 보면 놓치고 있던 기업의 경영 철학과 경쟁 전략을 찾을 수 있었다는 사례도 종종 접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미 9000여 개 기업이 B Corp 인증에 참여하고 있다.
ESG 투자 관점에서 B Corp 인증의 주목할 점은 재무적 성과다. B Corp 인증의 철학은 단순히 이윤을 극대화하는 기업을 지양하고, 사회에 미치는 간접적 부분까지 포함한 총체적 혜택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인 기업을 지향한다. 즉 회사의 수익성 극대화 외에 회사를 둘러싼 환경과 사회를 두루 고려하는 기업이 되자는 것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B Lab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B Corp 기업들은 일반 기업 대비 더 높은 성장성을 보여준다. 2019~2020년 B Corp 기업의 79%가 매출 성장을 달성한 반면, 일반 기업은 54%에 그쳤다. 2020~2021년에도 각각 85%와 61%로 격차가 유지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코로나19 사태 같은 위기 상황에서의 회복력이다. 2023년 9월 기준으로 B Corp 인증 기업의 95.6%가 사업을 유지한 반면, 일반 기업의 생존율은 87.8%에 머물렀다. 이는 이해관계자와의 건강한 관계가 위기 극복의 핵심 요인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성과의 근간은 고객 신뢰, 기업 구성원과의 관계에 있다. B Corp 인증은 단순한 가격 프리미엄이 아닌 충성 고객 확보를 통한 안정적 수익 기반 구축으로 이어진다. 즉 B Corp 기업의 고객 신뢰 관계가 만드는 필연적 충성 고객은 높은 재무적 성과를 만드는 한편 위기 상황에서의 회복 탄력성을 기대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B Corp 인증을 받은 기업은 위기 상황에서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구조조정이 아닌 직원들과의 신뢰 관계를 구축해 기업의 목적과 가치에 공감하는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몰입도를 높인다.
투자자에게 B Corp 인증은 실질적 ESG 성과 지표가 된다. 기업의 ESG 리스크가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B Corp 기업들은 IPO 시장에서 일반 기업보다 높은 비율(70% 대 56%)로 목표 자금을 조달했다. KMD Brands의 10억 뉴질랜드 달러 매출 달성은 B Corp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 기업은 B Corp 인증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 최근 10억 뉴질랜드 달러 매출을 돌파했다. 이는 B Corp 인증이 투자자에게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하는 신뢰할 수 있는 지표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B Corp 인증은 ESG 경영의 실천적 프레임워크로서 의미가 있다. 한국에서도 트리플래닛, 아이오니아 등을 시작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까다로운 인증 기준과 정기적 재심사는 오히려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가치를 제고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준섭 KB증권 ESG리서치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