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그제 내놓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 보고서는 우리 경제와 사회, 정부에 울리는 비상벨이나 다름없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잠재성장률이 2040년부터 0%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는 세계 경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쪼그라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 안팎에 이르렀지만 최근 2%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 투입 증가 둔화, 경제 성숙기 진입에 따른 투자 둔화, 혁신 부족 등으로 인한 총요소생산성 기여도 저하 등이 원인이다. 한은은 20여 년간 이어져 온 이 같은 추세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잠재성장률이 내년부터 5년 단위로 1.8%, 1.3%, 1.1%, 0.7%, 0.6%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급락하는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할 일은 명확하다. 잠재성장률 모델대로 투입과 산출을 높이는 것이다. 노동과 자본 투입이 다시 늘어나도록 구조를 바꾸고, 생산성 향상이 가능토록 혁신 여건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노동에선 0.7명대로 세계 최저로 떨어진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생산가능인구의 급감을 막으려면 계속고용과 여성·고령층의 취업 확대도 이뤄져야 한다.

자본 투입 확대를 위해선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우리 경제의 비효율을 걷어내야 한다. 생산성이 낮은 근로자도 퇴출이 어려운 경직적 노동시장, 시간만 지나면 급여가 오르는 연공제, 일률적인 주 52시간제 등이 뿌리박혀 있는 한 자본의 해외 이탈을 막을 수 없다. 기업들도 과감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혁신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은은 이렇게 각 분야에서 구조개혁이 이뤄지면 잠재성장률이 2040년대 후반 최대 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잠재성장률 추락을 막기 위한 구조개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당장, 그리고 고강도로 추진해야 한다. 정국이 불안하지만 미래 세대를 위한 구조개혁 추진은 한시도 늦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