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법정통화 도입 2주년을 맞아 열린 고용 박람회./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법정통화 도입 2주년을 맞아 열린 고용 박람회./사진=연합뉴스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를 법정 통화로 채택한 중미 엘살바도르가 그 비중을 축소하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에도 비트코인을 계속 사들이겠다는 방침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엘살바도르는 전날 공공부문의 비트코인 관련 정책 축소를 조건으로 IMF로부터 14억달러(2조291억원) 상당의 구제금융을 확보했다.

IMF는 금융 제공 조건으로 "공공부문의 비트코인 관련 경제 활동과 거래, 구매가 제한될 것"이라며 "민간 부문이 비트코인을 자발적으로 수용하도록 하는 법률 개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IMF의 공표 바로 다음날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을 계속 구매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스테이시 허버트 엘살바도르 대통령 직속 비트코인 사무소(ONBTC) 국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비트코인은 여전히 법정 통화로 유지된다"며 "엘살바도르는 전략 비트코인 비축을 위해 이를 계속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IMF로부터의 구제금융 이후 엘살바도르 내에서 비트코인의 위상이 하락한 것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한 조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머니코프의 북미 거래 및 구조화 상품 책임자 유진 엡스타인은 비트코인의 추가 매입을 밝힌 정부의 발표는 "부정적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봤다.

엘살바도르는 부켈레 대통령 주도로 2021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도입했고, 국가 예산을 동원해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이를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SBR)이라고 부른다.

IMF는 "비트코인은 재정 안정성, 재정 건전성, 소비자 보호, 재정 우발채무 등에서 큰 리스크가 있다"며 엘살바도르에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 취소를 촉구한 바 있다.

비트코인 5968개를 보유한 엘살바도르는 가격 하락으로 2022년 11월 전후 60%의 손해를 봤지만 최근 '트럼프 효과'로 가격이 급등하자 90% 이상의 수익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