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중국발 악재에…국제 유가 하락세 지속 [오늘의 유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여파로 국제 유가가 이틀 연속 하락했다. 여기에 중국 국영 에너지기업이 내년 원유 수요 감소를 전망한 것도 유가 하락에 추가 압력을 가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67달러(0.95%) 하락한 배럴당 69.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2월 인도분은 0.51달러(0.69%) 떨어진 배럴당 72.88달러에 마감했다.
Fed·중국발 악재에…국제 유가 하락세 지속 [오늘의 유가]
전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내년 금리인하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점이 유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금리가 내려가야 소비자 가처분 소득 증가로 이어져 원유 수요가 늘어난다.

달러화 강세도 유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Fed의 금리 정책 조정 신호로 미국 달러인덱스는 108선을 돌파하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 결제 통화인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비달러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들은 원유 구매 비용이 증가해 수요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알렉스 호데스 스톤엑스 분석가는 "내년 Fed의 덜 완화적인 통화 정책 전망에 따라 시장이 기대치를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중앙은행(BOE) 역시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19일 금리를 동결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성명에서 "2% 물가상승률 목표를 지속해서 맞추도록 확신해야 한다"며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점진적 접근이 여전히 옳다고 생각하나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다가올 해에 언제, 얼마나 금리를 인하할 것인지 약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중국 국영 에너지기업 시노펙은 중국의 원유 소비가 2027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하며, 수요 약화와 에너지 전환 정책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JP모간 분석가들은 내년 원유 시장애서 공급이 수요를 하루에 120만 배럴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이후 이란 원유 수출을 강력히 제한할 가능성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중동 지역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될 경우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있어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전략가인 조 델라우라 전 라보뱅크 트레이더는 "원유 공급 과잉이 임박했지만, 중동의 긴장 고조나 공급 충격 가능성에 대비해 아무도 공매도에 나서려 하지 않는다"며 "브렌트유 가격이 60달러 초반대로 떨어질 만큼의 수요 둔화나 경제 충격이 아직 반영된 상태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